이해찬(李海瓚) 총리가 31일 시내 조선호텔에서행한 조찬 강연을 통해 "요즘 아침마다 러닝머신에 올라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고려대 경영대학원 초청으로 `경제상황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경제회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총파업' 같은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총리로서 불철주야 정신없다. 서면 넘어진다. 계속 뛰어가면서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먹고 살만하니 됐다'고 하기도 하는데 개인은 그럴수 있으나 국가는 그러지 못한다"면서 "가만히 있다가 추월 당하면 2등이 아니라 점점 더 약해져 4-5등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성장에만 목적을 두면 오는 2007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인위적 경기부양을 통해 거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다음 정부와 국민이 고생한다"면서 "군살없는 몸처럼 깨끗이 다듬어 다음 정부에 넘겨주겠다"고 강조했다. 현 경제상황을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점'에 빗댄 그는 "햇빛이 없어 답답하다가 조금더 가서 창문을 열 생각을 하는 이 시기에 잘 해야 한다"면서 "내수활성화와수출유지에 저해되지 않도록 6개월 정도 관리를 잘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닫았던 지갑들을조금씩 열어 요즘 택시 운전사들의 불만이 많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과 고유가에 대해 "수출이 타격받을 것으로 봤으나 실제 그렇지 않을것 같다"면서 "특히 우리나라 석유화학 분야는 텍사스유나 북해유가 아닌 두바이유를 많이 쓰는데 상대적으로 싸고 상승률도 낮아 고유가 부담을 외국보다는 적게 받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강연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떨어지는 분야로 법률, 의료서비스,경영 등 고급 지적능력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 분야를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리는 특히 "우리는 변호사 시험이 오랜 동안 왜곡돼 6법 전서를 갖고 합격하는 나라"라며 "의대도 수술은 잘 하지만 지금은 그런 차원을 뛰어넘는다"고 지적하면서 대학이 고급 지적 서비스에 종사하는 인력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국제금융에 대해서도 "우리나라가 수출 맨파워는 있지만 외국에서 투자하고 금융하는 맨파워는 약하다"면서 "그만큼 우리가 국내지향적 시각(domestic perspective)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