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가 있는 곳에는 조성원이 있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캥거루 슈터' 조성원(34.180㎝)이 플레이오프 최다 출장기록을 세우며 소속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조성원은 28일 전주 홈에서 열린 안양 SBS와의 플레이오프 4강전에 선발로 출전,역대 플레이오프 56경기째 코트를 밟아 은퇴한 허재가 보유한 55경기를 훌쩍 넘어섰다. 조성원은 이날 경기 초반 플레이오프 최다 출전을 의식한 탓인지 슛의 정확도가떨어지고 파울이 잦아 표명일과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사나이'임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조성원은 3쿼터부터 결정적인 순간에 3점포를 작렬하는 등 11득점, 3리바운드로 녹슬지 않은 관록을 과시했다. 조성원은 3쿼터 종료 1분42초를 남기고 49-44로 쫓긴 상황에서 깨끗한 3점슛 2방으로 단숨에 55-46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신선우 KCC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4쿼터에도 출전한 조성원은 62-51이던 4쿼터 1분47초에 또다시 3점포로 림을 흔든데 이어 이상민과 함께 경기를 조율하며 SBS의 맹추격을 따돌려 수훈갑이 됐다. 특히 그의 플레이오프 최다 출전 기록은 팀 동료인 특급포인트가드 이상민과 전문슈터 추승균(이상 48경기)등 현역 라이벌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조성원은 플레이오프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KCC의 전신인 현대 유니폼을 입고 98-99시즌 통합 우승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최우수선수(MVP)로 올랐던 조성원은 2000년 8월 창원 LG로 이적한 뒤 또다시 챔피언무대를 밟았다. 결국 서울 SK를 거쳐 지난해 12월 신선우 감독의 부름을 받고 KCC에 합류한 조성원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다시 챔피언 반지를 꼈고 올 시즌에도 기복없는 플레이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김동광 SBS 감독조차 "KCC 선수들 가운데 가장 집중 수비를 해야할 선수는 민렌드 같은 용병이 아니라 바로 조성원과 추승균"이라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낼 정도. 신선우 감독은 "진정한 슈터는 4쿼터까지 안되더라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해결해주는 선수다.오늘 조성원이 바로 연속 2방으로 승리의 원동력을 제공했다"고극찬했다. 담담한 표정의 조성원은 "해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슛이 안들어가 부담이 많았는데 오늘은 3,4쿼터에 잡은 찬스를 살린게 좋았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