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쑤저우(蘇州)의 허젠테크놀러지(和艦科技, 허젠)에 대한 불법 기술 제공 등 혐의로 대만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세계2위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롄화전자(聯華電子, UMC)의 주가가 상장 18년만에최저치를 기록, 단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래가 불투명해졌다. 23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UMC 주가는 지난주에만 6% 하락하는 등 전날 장중 한때 18.35 대만달러(한화 591원 상당)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 1987년 상장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타격을 입은 UMC 주가는 대만 정부의 엄중 처리방침이 전해진 가운데 UMC 차오싱청(曺興誠) 회장이 사태를 방치한 채 업무 처리를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추가 하락했다. 차오 회장은 21일 미국 출발 전 성명을 내고 "허젠으로부터 과거의 지원에 따른보상과 향후 협력 목적으로 허젠 전체 지분의 15%인 1억1천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공여 받을 것"이라고만 밝힌 뒤 추가 설명 없이 출국했다. 이에대해 셰창팅(謝長廷) 행정원장은 "허젠이 UMC에 주식을 지급한다 하더라도UMC의 중국 불법투자 사실이 밝혀지면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원 금융감독관리위원회 증권선물국 우당제(吳當傑) 국장은 "UMC-허젠 사건이 주주권익에 피해를 끼쳤는지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면서 차오 회장의 귀국 전 쉬안밍즈(宣明智) 부회장과 류치둥(劉啓東) 대변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 신주(新竹) 지검은 UMC가 인력ㆍ기술ㆍ자금 등을 허젠에 불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15일부터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허젠의 쉬젠화(徐建華) 사장을 구속하고, 쉬안 부회장 등을 출국 금지 조치했으나 차오 회장은 제외됐었다. 전문가들은 UMC-허젠 사건 수사가 어떻게 결말이 날 지 모르는데다 향후 3개월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없어 UMC 주가가 단기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 기관들의 경우 전망이 조금 엇갈렸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은 UMC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을, 골드만삭스는 '중립 유지'를 낸 반면, 모건 스탠리는 "대만 정부가 이번 사건을 불법으로 규정, 처벌한다면 현상 유지할 것이고, 무혐의로 처리한다면 허젠으로부터 1억1천만 달러어치의 주식을 공여 받는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