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 옥색물결 자유를 서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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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절반은 체험이고 절반은 휴식으로 채워진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좋고 둘 다 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출발지에서 멀지 않다면 그것은 덤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4시간 만에 도착하는 곳, 서태평양 한복판에 떠있는 산호섬 사이판은 갖가지 이색체험과 '진정한 휴식'을 찾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곳이다.
눈앞에서 노니는 열대어들과 함께 헤엄쳐도 되고 정글을 탐험해도 좋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경 사이로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릴 수도 있다.
좀더 짜릿한 맛을 원한다면 카지노에 들러 게임 속에 푹 빠져본다.
이도저도 싫다면 그냥 해변에 늘어진 야자수 밑에서 책을 읽다 달콤한 잠에 빠지는 게으름을 실컷 피워도 그만이다.
사이판의 서남쪽 해변에 자리잡은 PIC리조트는 '뭐든지 해볼 수 있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준비해 놓았다.
PIC는 일반 호텔과 달리 숙식은 물론 레저, 스포츠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 휴양시설.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PIC사이판은 바다와 맞닿아 꾸며져 있다.
물론 전용해변이다.
늦은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다보면 어느새 해변에 다다른다.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온통 바닥이 보이는 투명한 옥색이다.
발을 담가보니 차지 않다.
저 멀리 연푸른 하늘과 만나는 수평선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까지 바다인지를 모를 정도로 함께 어우러져 있다.
멀리 나가기 싫은 사람에게는 한곳에서 온갖 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이곳의 자랑이다.
인공 파도타기를 비롯해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윈드서핑 등 각종 물놀이와 암벽타기, 양궁, 인라인스케이트, 비치발리볼 등 무려 30여 가지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다.
투숙객들에겐 모두 무료다.
클럽메이트(스포츠·레저 활동을 맡은 PIC 도우미 직원)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 평소 배우고 싶은 게 있었다면 언제든 강습을 받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좀더 이국적 놀이에 빠져보고 싶다면 해변으로 나가 바닷속을 거닐어 보자.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야외 물놀이를 소개해준다.
그 중에서 스쿠버 다이빙은 환상적인 열대 바다의 참맛을 느낄 만하다.
초보자 코스와 전문 자격증 코스가 준비돼 있지만 제일 쉬운 체험 다이빙만으로도 충분하다.
10여분간 간단한 안전 규칙과 장비 사용법을 배운 다음 공기통을 메고 바다로 들어가면 바위 사이로 떼 지어 몰려다니는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을 만날 수 있다.
사이판은 골퍼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이다.
킹피셔 골프링크스를 비롯해 5개의 골프장이 태평양과 필리핀해를 바라보며 포진해 있다.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15분 거리에 있는 로타섬에도 1개가 있다.
어느 곳이나 해안 절벽을 끼고 조성돼 있어 호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낮을 밖에서 땀을 빼며 보냈다면 햇살이 가라앉을 때쯤 워터파크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저녁 어스름 속에 하나씩 불을 밝히는 횃불 조명 아래 매트를 깔고 누우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낮의 열기가 아쉬우면 길이 20m의 대형 워터 슬라이드나 1m 높이의 인공파도에 몸을 맡겨본다.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에겐 밤 12시까지 들려주는 라이브 밴드 소리를 뒤에 두고 해변에서 밀어를 속삭이는 것도 추억거리다.
문득 고개를 들면 지붕 위에 걸려 있는 듯 크고 선명하게 빛나는 별들이 밤하늘을 온통 채우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남국의 밤은 깊어갈수록 아쉬움을 짙게 남긴다.
좀더 호젓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사이판 남쪽으로 3km 남짓 떨어진 티니안 섬을 찾아볼 만하다.
경비행기가 있지만 고속페리를 이용하는 게 운치를 더한다.
작고 은밀한 해변이 많아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출루비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별모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백사장 모래를 한 움큼 쥐어 살펴보면 산호가 부서져 별 모양이 된 모래를 발견할 수 있는데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해서 여행객들이 병에 담아오기도 한다.
지난 98년 7월에 4백12개의 객실을 갖춘 특급호텔 티니안다이너스티 호텔이 문을 열어 카지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카지노는 복장이 자유로워 반바지를 입고도 출입이 가능하다.
한국인 매니저가 배치돼 카지노 이용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어 가볍게 재미 삼아 들러볼 만하다.
티니안에서 사이판으로 돌아오는 배를 타기 전 타가비치에서 내려다보는 일몰 광경도 압권이다.
고대 타가왕조의 전용 해변이었던 타가비치는 규모는 작지만 거대한 바위로 둘러싸인, 티니안에서 가장 아늑한 해변이다.
광활한 바다 멀리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이 하늘 가득 오렌지 빛 붉은 장막을 펼치는 장면은 웅장함 그 자체다.
그러나 티니안의 일몰은 그 장관을 오래 보여주지 않는다.
불과 10여분 사이에 모습을 감추는 바람에 더욱 아쉬운 여운을 길게 남기는 건지 모른다.
사이판=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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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사이판 직항편을 띄운다.
항공편은 밤에 서울을 출발해 새벽에 한국으로 들어오므로 주말을 즐긴 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할 수도 있다.
열대해양성 기후로 햇살이 풍부하고, 바닷물의 온도가 평균 26도라 물놀이에는 최적이다.
어딜 가든 한국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일제시대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의 애환이 서려 있어,단순히 관광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되돌아 봐야 할 곳이다.
코코아를 가공해 떡처럼 만든 재료를 바나나 껍질로 감싸 구워낸 아피기기는 꼭 먹어볼 만한 별미.
투자경영자문사인 인터퍼시픽 그룹이 PIC를 설립해 사이판 최대 규모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PIC코리아(02-723-0779, www.pic.co.kr)가 1991년 개설돼 많이 알려져 있다.
PIC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객실과 식사 종류에 따라 타시·골드·실버카드가 발급된다.
그 외 시설 이용은 모두 무료다.
시기에 따라 비수기, 성수기, 최성수기로 나눠 요금에 차이가 있으므로 사전에 문의하는 게 좋다.
성수기 3박4일 기준(골드카드) 1인당 52만원 정도에 상품이 나와 있다.
북마리아나관광청 02)752-3189, www.visit-mariana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