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한국 방문행보에는 핵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불참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라이스 장관이 한국 방문 이후의 첫 일정으로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소를 들러 양국 장병 200여명을 격려한 점에 주목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신문은 전날 일본에서 "북한 공격 의도가 없다"고 발언했던 라이스 장관이 이곳을 찾은 것은 한반도에서의 미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대화재개압박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는 측근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한 고위 관리는 특히 그가 외교일정에 앞서 한미연합사 지하벙커를 먼저 찾은데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과거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들이 한국군이 지키고 있는 최전방을 찾았던 것과는 달리 작전지휘신경센터인 이 미군 벙커를 찾은 것은 지금이 북핵문제를 "만족할 만한 결론에 이르도록" 하는 대화를 시작할 시점이란 뜻이 더욱 직접적으로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보좌관들의 발언을 인용, 라이스 장관의 한국 방문 행보가 북한을직접 겨냥한 것이지만 이번 아시아 순방의 주목적은 중국에 대해 북핵 문제 해결에적극 나서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이 중국 방문에 앞서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북핵문제 해결을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이들 국가와의 공감대 재확인이란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는 한국 방문에 앞서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기 때문에 외교력을 동원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려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중국을 방문하면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 순방 등 일련의 취임후 행보에대해 전임자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국무부의 입장을 내세우는 독자 노선을 좋아했다면 라이스 장관은 백악관과 미국 정부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문은 라이스 장관이 각종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주의의 증진"이나 "자유의 확산" 등의 표현을 즐겨 쓰는 점을 들어 그가 정부 인사들과 종종 마찰을 빚었던 전임자와는 달리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틀 안에서 외교정책을 수립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라이스 장관이 2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종려성일 미사참석을 위해 교회를 방문키로 하는 등 자신이 밝혀 온 `대의'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외교적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스는 지난 19일 일본 체류 당시 중국의 종교자유 제한을 비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