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 파티'가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주말까지 현금 배당을 공시한 거래소 상장 3백70여개사 가운데 97%인 3백60여개사가 이번주부터 다음달말까지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주주들이 손에 쥐게 될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이뤄진 중간배당 등을 제외하고도 8조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의 배당금은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지친 증시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들의 단기매물도 어느정도 쏟아진 만큼 증시가 배당금을 지렛대 삼아 1,000선 재탈환을 활발하게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조원 한꺼번에 유입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1일 태평양을 시작으로 KCC 국민은행 성신양회 신세계 제일모직 삼성SDI 등이 이번주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크게 좋아진 데 힘입어 올해 배당금 규모는 어느 때보다 커졌다. 지난해 배당금을 한 푼도 나눠주지 못한 국민은행은 올해 1천6백85억원의 배당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3월 말∼4월 초는 올해 배당금 잔치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오는 31일 삼성전자가 7천8백19억원,KT가 4천2백36억원의 배당금을 쏟아내는 데 이어 4월1일 현대자동차(3천2백68억원) SK㈜(2천3백24억원),7일 SK텔레콤(6천8백46억원),8일 현대모비스(1천2백77억원)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줄줄이 배당 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한국전력(7천2백41억원) S-Oil(4천2억원) LG전자(2천3백48억원) 등도 4월 중 배당금을 나눠줄 방침이다. 조덕우 증권예탁결제원 증권대행과장은 "상장기업은 정기주총을 마친 뒤 1개월 내에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상장사들은 2월 말∼3월 말에 무더기로 주총을 열기 때문에 배당금이 3월 말∼4월 말에 집중적으로 풀린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효과 기대 고조 사상 최대 배당은 증시의 수요 기반 확충으로 이어지면서 호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증시의 수급 여건은 외국인이 이달 들어 1조2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기관도 최근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관망 상태다. 개인의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지난 3일 11조1백20억원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지난 주말에는 10조4천4백65억원으로 고점 대비 5천6백55억원이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배당금이 증시에 유입되면 유동성 측면에서 상당한 체력 보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포스코가 5천6백55억원의 배당금을 고객 계좌에 이체한 지난 3일 고객예탁금은 단숨에 1천91억원이나 늘어났다. 게다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선 배당금 지급 시점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인 적이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3월23일부터 한 달간 8% 뛰었고,2003년 이맘 때도 최대 10%가량 급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당장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배당금이 증시로 다시 유입된다면 지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며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