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들의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며 올해 세계 경제의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고유가와 환율 불안에도 불구하고 경기선행지수 등 각종 지표가 호전되면서 당초 전망치보다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2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0.1% 상승해 115.6을 기록했다. 고용 여건 호전과 주가상승,통화량 증가,제조업 부문의 신규 주문 증가 등이 경기 낙관론을 지지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와 후행지수도 모두 0.4%씩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다. 미국의 지난 2월 주택 착공은 전달보다 0.5% 증가한 2백19만5천채로 2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백4만채를 웃돈 것으로 주택대출금리가 여전히 낮아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고용시장도 2001년 침체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집계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에 비해 1만건 감소한 31만8천건을 기록했다. JP모건의 경제분석가 로버트 멜맨은 "더이상 고용 없는 회복이 아니라 실질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1월 공장재 주문은 0.2% 증가했고,제조업 부문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난 1월 기계장비 주문 실적도 작년에 비해 21% 급증했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경기과열 방지를 위한 투자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기업들의 고정자산투자가 전년 대비 24% 이상 늘어났다. 투자를 주도한 것은 에너지와 부동산 분야로 특히 전력과 가스·수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는 4백75억위안에 달해 전년보다 무려 60% 이상 늘어났다. 중국의 1∼2월 누적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13.6% 늘어나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8.1%에서 8.8%로 상향 조정했고 CSFB는 당초 7.3%에서 8.6%로,UBS는 8.8%에서 9.6%로 높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제솝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중국 정부는 연착륙을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도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1월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모두 호조를 보였고 수출도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지난 1월 산업생산은 전달에 비해 9개월 만에 최대폭인 2.5% 증가했고 봉급생활자가 주도한 가계지출 증가도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다. 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석유 수출국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달러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데다 유가에 덜 민감한 정보기술(IT)분야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고유가로 인한 충격이 상쇄됐기 때문에 경기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