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무더기로 동반 급락,종합주가지수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 종목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로그램 매물까지 쏟아져 수급 여건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주가 조정이 장기화되면 뒤늦게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대형주들의 급락은 종합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1백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오르거나 보합에 그친 종목은 단 6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94개 종목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1.57%),LG전자(2.40%),하이닉스(3.97%)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는 물론 그동안 IT주의 공백을 메워온 포스코(2.81%),S-Oil(4.60%) 등 철강·정유주와 국민은행(3.25%),신한지주(3.40%),신세계(4.65%) 등 은행·내수주까지 모두 동반 하락세였다. 이에 따라 이날 대형주는 2.72% 떨어져 중형주(2.52%) 소형주(1.81%)보다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최근 대형주의 약세는 무엇보다 외국인의 갑작스러운 매도 공세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1월 8천5백85억원어치,2월에 1조4천6백4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선 9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7천8백10억원어치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물도 대형주 주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2천5백84억원에 달하며 대형주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라는 강력한 매수 주체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를 뒤흔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상황이 급변하면서 뒤늦게 주식을 사모은 개인 투자자들은 속앓이를 하게 됐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6천3백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IT주 순매수 규모는 7천6백41억원에 달한다. 다른 업종을 처분해서 IT주를 샀다는 얘기다. 이는 외국인이 이달 들어 IT주를 중심으로 보유 주식을 집중 처분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패턴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