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춘천 우리은행과 수원 삼성생명이겨울여왕 자리를 두고 1년반만에 다시 맞닥뜨리게 됐다. 우리은행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KB스타배 2005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천안 국민은행과의 3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66-59로 이겼다. 2승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우리은행은 오는 11일 삼성생명을 춘천 호반체육관으로 불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우리은행은 2003년 여름리그 이후 1년 반만에 여왕자리 복귀에 도전한다. 그 해 겨울 및 여름리그 챔프전에서 맞붙었던 삼성생명과의 질긴 인연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은행 라이벌 대결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김계령(7점.11리바운드)-홍현희(6점.9리바운드)-이종애(15점.10리바운드)로 이어지는 우리은행 `트리플타워'의 위력이초반을 빛냈지만 국민은행의 끈기는 막판까지 경기를 달궜다. 우리은행은 1쿼터 국민은행의 `리바운드 여왕' 신정자(11리바운드)에게 1개의 리바운드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골밑을 지켰다. 국민은행이 순도가 떨어지는 외곽슛에 의존하는 동안 우리은행은 선발 전원이 돌아가며 득점 릴레이를 펼쳐 1쿼터부터 19-6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반격은 매서웠다. 국민은행은 2쿼터 들어 보다 적극적인 골밑 수비에 나서 우리은행에 리바운드수에서 12-4로 앞섰고 외국인 선수 니키 티즐리(18점)가 10점을 쏟아부은 데 힘입어 22-26까지 따라붙었다. 국민은행의 끈질긴 추격이 막판까지 경기장을 후끈 달군 가운데 챔프전 진출팀의 윤곽은 연장전에서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경기 종료 21.8초를 남기고 신정자가 골밑 슛동작에서 상대 반칙을 유도해 자유투로 1득점, 50-50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지만 실패한 자유투 1개가 결과적으로 두고 두고 아쉬웠다. 우리은행은 4쿼터 트리플타워의 두 축인 홍현희와 김계령이 5반칙으로 퇴장해 비상이 걸렸지만 김영옥(19점)과 켈리 밀러(17점) 등 가드들의 공격력이 그 공백을메웠다. 우리은행은 연장 초반 53-52에서 김영옥의 드라이브인 레이업에 이어 이종애의 골밑슛, 밀러의 3점슛이 차례로 림에 꽂혀 종료 2분41초를 남기고 60-52로 승기를 잡았다. 국민은행은 정선민(23점), 티즐리 등이 3점슛을 시도하며 분발했지만 승부를 다시 뒤집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이문규 국민은행 감독은 "올 시즌 용병 농사를 잘못 지은 것 같다. 플레이를 해줘야하는데 공을 잡으면 무조건 집어던지니..."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은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면서 선수들의 긴장이 조금 풀린 듯 하다. 힘들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는데 우승을꼭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