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약하다. 한류는 역시 드라마다.' 2005년 TV 드라마 나들이를 하는 '스타'들이 많을 전망이다. 한동안 영화에 전념하며 드라마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스타 배우들이 너도나도자발적으로 TV로 모여들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한류 붐' 때문. 이들은 "쇠가 달아올랐을 때 쳐라"는 모토 아래 정점을 치닫고 있는(혹은 정점에 올라선) '한류'에편승하기 위해 드라마를 기웃거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까지의 한류 대차대조표를 따져볼 때 뭐니뭐니해도 드라마를 통한 현지 안방 공략이 가장 주효했음이 드러난 까닭이다. 배용준은 말할 것도없고, 현지에서 음반을 낸 박용하나 류시원 역시 '겨울연가'와 '아름다운 날들'에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인기는 곧 수입으로 연결된다. 특히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인 일본에서는드라마의 인기 상승이 곧바로 주연 배우들의 각종 수익 창출로 이어진다. CF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는 거의 시장성이 없는 고가의 화보집과 DVD, 각종 캐릭터 상품 등이일본에서는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는 것. 그런데 상대적으로 영화는 아직까지 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한국에서 빅히트한 영화라도 일본 극장가에 걸리면 맥을 못췄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영화는 전지현 주연의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박스 오피스 상위에 랭크되며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히트가 전지현에게 CF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제아무리 성공한 영화도 TV 드라마의 접근성과는 어깨를 나란히 하기 힘든 것. 일본 여성들이 '욘사마'를 외쳐도 그가 주연한 영화 '스캔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대 천왕 중 최근 드라마가 없는 장동건의 인기가 가장 떨어지는 것도 그런 까닭. 이 때문에 최근 드라마를 검토하는 스타 배우들이 많아졌다. 물론 여기에는 이들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는 드라마 제작사들의 대단히 공세적인 입질이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한류 4대 천왕'이라고 일본에서 명명한 배용준 이병헌 장동건원빈을 놓고는 회당 출연료 1억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드라마 '봄날'을 제작한 싸이더스HQ의 장진욱 드라마본부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회당 출연료 1억원은 충분히 가능하다. 배용준의 경우에는 2억원까지 줄 수있다. 그만큼 일본 측에서 적극적이다.일본 투자를 받아 진행할 경우 한류 스타들에게 그만한 출연료는 불가능한 액수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동안 영화에만 전념하던 장동건, 원빈, 이병헌 등도 최근 들어 드라마 출연을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류를 위한 드라마 출연이라면올해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판단. 김선아가 7년만에 드라마로 돌아가고, '은둔'하던고소영의 드라마 출연설이 나도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같은 선상에서 배용준 역시 하루빨리 드라마에 출연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일본 내 '겨울연가'의 '약발'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그가 과연 영화로 승부수를 띄워도 괜찮겠느냐는 것. 부지불식간에 아시아의 안방을 침투, 남녀노소를 사로잡는 한국 드라마. 과연 2005년에는 어떤 한류 스타를 만들어낼 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