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2년 한국전쟁 당시 압록강 인근 상공에서 전투를 벌이다 실종됐던 미군 조종사 트로이 고디 코프 대위의 장례가 5월3일 치러질 것이라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방송은 코프 대위의 장례식이 그가 실종된 지 52년에 치러질 것이라는 소식을전하면서 실종 상황부터 유해를 찾게된 경위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아칸소주 노퍽 출신인 코프 대위는 3명의 형제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때 입대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 군복무를 마쳤으나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입대했다. 그는 지난 1952년 9월 16일 압록강 인근 상공에서 F-86 전투기를 몰던 중 동료조종사와 함께 미그 15기 6대와 맞붙었고 곧 교신이 끊기며 실종됐다. 군 당국은 처음에 코프 대위를 `작전 중 실종'한 것으로 분류했으나 수개월 뒤별다른 증거 없이 `작전 중 사망'으로 분류했다. 그의 사망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문들로 가족들은 고통을 겪었다. 어머니 이디스는 그가 실종되고 5년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형제인 칼은 한동안 그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나 결국 1988년 가족은 노퍽에서 그에 대한 추도식을 가졌다. 코프 대위의 유해를 찾는 계기는 1995년 미국의 사업가인 워런 시슬러가 제공했다. 그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한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코프 대위의 이름이 찍힌인식표를 발견,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 대사관에 이를 신고했다. 이를 보고받은 미 국방부의 '전쟁포로ㆍ실종자 담당 합동사령부(DPMO)'는 조사에 나섰다.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에는 별 진전이 없었으나 DPMO는 인식표 발견 4년만에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고문서 보관소에서 코프 대위의 실종 위치를 정확히 지목한 기록을 찾아냈다. DPMO는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5월 유해 및 전투기 잔해들을 수거했으며 10월 유해의 신원을 확인했다. 코프 대위의 유해는 댈러스 포트 워스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