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된 지 꼭 두달만에 28일 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한국 증시의 영원한 장벽인 1,000선을 종가기준으로 넘어섰다. 과연 이 지수대를 새 저점으로 기운찬 랠리를 이어갈 지, 아니면 또다시 하락 추세로 돌아설 지 확신하기 힘들지만 추가랠리 기대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은상황이다. ◆ 일등공신은 역시 외국인,.기관 1,000에서도 '팔자' 한국은행발 '환율충격'에 연이틀 비틀거리던 주식시장을 붙들어 일으켜 5년여만에 1,000선 등정의 감격을 가져온 것은 이번에도 외국인 순매수. 올들어 지난 주말까지 순매수 2조원대를 돌파하며 시장을 이끌어온 외국인들은종가 기준 1,000선을 돌파한 28일에도 2천856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종합주가지수를 확실하게 밀어올린 주동력이 된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지수영향력이 큰 금융업과 전기전자업종에서 각각 1천46억원,56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배가시켰다. 반면, 개인은 364억원 순매도로 장세를 외면했고 기관 역시 투신권을 중심으로2천687억원의 매도우위속에 매물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맞설 강력한 매수주체로 거론되던 연기금은 이날까지 연 9일 순매도를 보이며 4천300억원이 넘는 매도를 기록, "외국인 매수없는 지수 1,000돌파는 불가능하다"는 한국 증시의 교훈을 다시 한 번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다. ◆ 연초 약세에 좌절도..삼성전자가 900돌파 기폭제 지난해 말 종합주가지수는 11월 하순이후 연기금 매수세와 배당투자수요를 바탕으로 꾸준히 상승, 900선 턱밑인 895.92로 마감했다. 그러나 연초 프로그램 매물 등에서 비롯된 연 5일간의 약세는 지수를 870대로도로 끌어내려 일제히 '1,000돌파'를 외쳤던 증권사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새해 벽두부터 무기력한 분위기를 이어오던 유가증권시장의 분위기를 쇄신시킨 결정적 기폭제는 지난달 14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였다. LCD 등 디스플레이 경기추락과 달러박스였던 통신분야의 이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연간 순익 10조원을 넘는 실적을 공개해 시장에 IT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일거에 쓸어버린 것이다.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2.21%나 폭등하며 단숨에 900선을 돌파, 안착하는데 성공했고 여세를 몰아 17일 다시 1.99% 급등, 920선을 회복했다. 특히 이후 유가증권시장은 일부 기업들의 실적충격이나 환율부담, 고유가 등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적립식 펀드로 상징되는 신규자금유입을 바탕으로 900선 이하로 단 한 번도 내려가지 않는 단단한 방어벽을 치는데 성공했다. ◆ 대통령 취임 2주년..10초간 밟은 1,000고지 1월 내내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던 주식시장은 2월들어 다시 1,000선을 향한 움직임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자금유입에 이어 12월과 1월의 내수 및 경기지표, 소비자 기대지수 등1년 이상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한국 경제의 각종 거시지표들에서 서서히 반전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설 연휴 직전 950대에 바짝 다가섰던 시장은 지난 14일부터 연 6일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988선까지 밀고 올라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았던 1,000선 고지 점령은 한국은행의 보고서 한 장에서 비롯된 환율충격이 원/달러 환율을 불과 이틀만에 20원 이상 끌어내리며 주식시장을 엄습, 960대로 주저앉혔다. 하지만 이틀만에 진정된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던 지난 25일 장중 단 10초간 지수 1,000선을 넘은데 이어 이날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를 바탕으로결국 종가기준 1,000이라는 고지를 5년여만에 다시 밟는 감격을 누렸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