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오는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로 접어든 가운데 후보들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양강론'과 `3강론', `4강론' 등 전대 구도와 관련된 각종 판세 예측이 어지럽게 고개를 내밀고, 후보간 견제가 잦아지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특히 현재까지 문희상(文喜相) 의원이 앞서 있다는 당내 안팎의 시각을 반영하듯 상대 후보에 대한 견제 중 상당수는 문 의원을 겨냥하는 내용이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당 내부선거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조직선거 시도로 비판받을 수 있다"며 "선대위는 낡은 계보정치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의원 중심의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자"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전대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에게 제안한다"고 전제했지만, 선대위의폐해를 설명하면서 "국회의원, 중앙위원, 시도당위원장 등 당내 명망가 중심으로 구성된 선대위는 당의 단결을 위해서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밝혀 문 의원을 겨냥하고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개혁당 출신인 김원웅(金元雄) 의원도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아직도 낡은 동원정치 방식으로 선대위를 조직해 여러 명의 본부장, 대변인, 비서실장까지 두고 세몰이를 하고 있다"며 "이런 선대위는 해체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 의원은 "후보출마 기자회견시 의원들을 들러리로 세워 세몰이를 과시하는 모습을 보고 `병풍정치'라고 비판하는 평당원들이 당 게시판에 있다"고 지적한뒤 "영남에 가보면 장영달, 신기남 의원을 이야기하지만 문희상은 이야기가 없다"며 "가장어려운 라이벌은 신기남 의원"이라며 `문희상 대세론'에 제동을 걸려고 시도했다. 김 의원은 또 "일부 후보들이 `노심(盧心)'이 나에게 있다'라는 식으로 흘리는것은 성숙한 우리당원에게는 난센스"라고 친노계열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재야파를 대표하는 장영달(張永達) 의원도 이날 영등포 당사를 찾아 국가보안법폐지안 등 3대 쟁점법안의 처리 문제를 언급하면서 `실용주의 계열' 후보들을 간접적으로 견제했다. 장 의원은 "언제부터인가 당내에서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개혁의 기치를 내리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실용은 개혁을 위한 수단이고, 실용이 개혁을 대체할때 개혁은 죽은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 개혁파로 분류되는 임종인(林鍾仁) 의원도 이날 대구에서 열린 국참연 발대식에서 3대 쟁점법안의 처리문제와 관련, 당 지도부를 성토하면서 실용주의 계열후보들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문희상 의원 선대위 대변인인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연합뉴스와의통화에서 `병풍논란'과 관련 "모든 것을 구태로 모는 것은 `구태 매카시즘'일뿐 생산적인 논쟁이 아니고, 선거가 끝난 뒤 당내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반박했다. 전 의원은 이어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위해 캠프를 구성한다"며 일부 후보들의 `선대위 해체' 주장을 일축한뒤 "각 후보 진영에서 차별화에 나서는 것은 좋지만 `포지티브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