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위원장 이석현)의 24일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심의를 둘러싸고 여야의원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벌어졌다. 열린우리당은 지난해말 국회에서 상임위 차원의 논의는 물론 여야 지도부간 논의를 거쳐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은 충분히 했다고 보고 이번 회기내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기초연금제 도입부터 신중히 논의하자며 개정안 안건 심의에 반대해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연금법 개정논의를 둘러싸고 "언제까지 미루기만 할거냐(열린우리당)", "상정하면 처리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한나라당)"고 대립하고, 서로의발언에 대해 감정대립의 수준으로 치닫는 등 불신감을 표출, 최근 여야 합의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모든 법안의 논의는 때가있는 법인데 한나라당은 지난 12월에 얼마든 논의할 기회가 있는데도 하지 않았다"며 "무작정 미루자고만 하는데 최소한 일정에 대한 약속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윤건영(尹建永) 의원은 "여당이 단독으로 부실하게 논의한법안 내용을 가지고 소위 심의를 마쳤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소위에서 다시 여야가 제출한 법안을 함께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유 의원은 다시 "16대 국회 이후 숱하게 토론을 해온 내용인데 이를 부실하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법안을 논의해온 의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청을 높였고, 같은 당 김춘진(金椿鎭) 의원도 "한나라당이 소위에 성실하게 참여했다고 주장하는데 속기록을 보라"고 따졌다. 한나라당 간사인 고경화(高京華) 의원은 "한나라당이 낸 안에 대해 상정해 논의조차 하지 않고 여당안만 상정하자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고, 같은 당 전재희의원도 "여야간 시각차가 큰 만큼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개정안 심의에 반대했다. 결국 여야의원들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를 하지 못한 채 입씨름만 벌였고,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 및 정부관계자들은 오전 내내 예정된업무보고도 못한 채 이를 지켜봐야 했다. 복지위 소속인 민주노동당 현애자(玄愛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복지위는 연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다시 지난해말과 같은 파행국면에 직면해있다"며 "각 당은 연금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