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빈(李 濱) 주한 중국대사는 21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이후에도 북한의 입장이 변화하기는 힘들것이라면서 "시간을 두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 대사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의 한식당에서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단과 만찬을겸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지금 중국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이 같이 말했다. 그는 `왕 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만날 수 있겠지요"라며 "북한의 외무성 성명 발표후 왕 부장의 방북이 이뤄지는 공교로운 상황을 중국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의 해법과 관련, 그는 "북미간에는 불신이 심하다.50년간 쌓인 불신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기는 힘들다"면서 "말보다 서로를 믿을 수 있게 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 대사는 "북한은 경제상황이 극히 어렵고 특히 에너지가 필요하다. 북한은 일정한 경제원조가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경제적 수단을 북한이 압박으로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압박수단일 수도, 활용수단일 수도 있으며 활용한다면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둘 수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압박과 제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그 것은 문제의 본질을 어렵게 하고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리 대사는 "중국 내부도 경제논리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등 많이 달라져 있다"며 "지금은 중앙 정부가 돈을 주지 않으면 지시가 있어도 각 성과 시가 북한에 원조를 별로 주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지방정부가 물물교환식으로 북한과 교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쌀과 고기를 주면 고철을 준다고 할 지.."라고 덧붙였다. 북 외무성 성명의 사전 통보 여부와 관련, 그는 "내가 알기로는 사전에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다. 성명 발표로 인해 춘제에 집에도 못갔다. 러시아도 몰랐을것이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 "북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이미 북-중-미 3자회담과 6자회담을 세차례 열릴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북한과 미국으로 서로 신뢰해 회담을 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일 양국이 외교.국방 `2+2' 회담에서 "중국이 당사자(player)로서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데 대해 "중국은 국내 안정은 물론 주변국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주변국의 군비경쟁을 불러일으켜 안정을 해치게 되기 때문에 중국의 이해를 위해서도 (북핵문제에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갈것"이라고 답했다. 리 대사는 국군포로 한만택씨 문제에 대해 "중앙정부가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지방정부(옌볜자치주)에 요청을 했을 때는 이미 북송한 상태였다"며 "중국이 고의적으로 한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깔보고 그런 조치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의 기자회견 방해사건과 관련해서도 "(기자회견 사실을) 일찍 알았다면 그런 불미스런 일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