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내 각 병원에서 안락사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0일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상파울루와 리우 데 자네이루 등에 위치한 주요 병원의 전문의 16명이 최근 이 신문과의 개별 인터뷰에서 밝힌 것으로, 위법 여부에 대한 논란과는관계없이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으로 전국의 1천440개 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안락사가 행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현재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는 않고 있으나 각급 병원에서 안락사가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병원 수용시설이 부족해 조금이라도 더 생존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응급실을 내주거나 환자 가족들이 치료비를 줄여야 할 경우에안락사가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9년전 상원에 의해 안락사 허용 법안이 제기돼 격렬한 논란 끝에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기간 한도를 넘겨 폐기됐으나 최근들어 하원이 제출한 형법 개정안에 안락사 처벌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신문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병원측과 전문의들은 환자의 가족과 치료 중단 시점에 대해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쪽의 의견이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학자인 카이오 로젠탈 박사는 "고통받는 환자는 빨리 편안히 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면서 "의사는 환자의 가족들에게 환자가 느끼는 고통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생명윤리적인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은 인간의생명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마감될 때까지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의료장비를 떼어 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브라질 진보의학협회의 조제 마리아 오를란도 박사는 "생명연장기술의 발달로환자가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최후의 순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안락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도와 관련, 변호사단체와 시민단체 등에서 안락사를 살인행위로 간주하고 법적으로 문제삼을 움직임을 보이는 등 9년여만에 또다시 사회적인 논란을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