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의 삼성이냐, 높이의 현대냐.' '무적함대'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장신군단'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20일오후 3시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원년 'KT&G2005 V-리그'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개막전은 남자부 정규리그 일정 중 '6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프로화 원년 첫 승부라는 점에서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겨울 배구리그 8연패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수성'을, 만년 2위에 그친 현대캐피탈은 '반란'을 꿈꾸고 있다. 실업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해 'V투어 2004'에서 양팀의 상대전적은 삼성화재가10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작년 3월28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를 피말리는 접전 끝에 3-2로 꺾고 멈출 것 같지 않던 삼성화재의 78연승 행진을 멈춰세운 저력이 있다. 최근 전적으로는 작년 10월 전국체전(삼성화재 3-1 승)과 11월 한국배구최강전(삼성화재 3-0 승), 지난달 30일 시범대회 결승(삼성화재 3-1 승)에서 모두 삼성화재가 웃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올해를 양팀의 전력 격차가 가장 좁혀진 해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 주력군 중 베테랑 3인방 신진식, 김세진, 김상우가 서른줄을 넘겨 파워가 떨어졌고 '살림꾼' 석진욱이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하는 반면 현대캐피탈은대표급 세터 권영민, 2년차 박철우의 안정감이 한층 나아진데다 든든한 센터 신경수가 상무에서 제대해 전열에 가세했기 때문. 특히 신경수는 시범대회 결승에서 17번의 속공 시도 중 16번(성공률 94%)을 코트에 꽂아 '백발백중'의 위력을 과시했다. 삼성화재는 레프트 이형두, 라이트 장병철이 신진식, 김세진의 파괴력 공백을거뜬히 메우고 있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 유감없이 나타나는 '톱니바퀴 조직력'이장점이다. 조직력에서는 삼성화재, 파워와 높이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앞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양팀 대결은 '코트의 40년 지기(知己)'로 불리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펼치는 '우정의 지략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두 감독은 같은 경남 출신으로 초등학교 시절 지역연합팀에서 함께 볼을 만졌고군대(육군통신학교) 동기로도 한솥밥을 먹었다. 차이라면 신 감독이 삼성화재 사령탑으로 97년 이후 실업배구를 휩쓴 '국내파'라면 김 감독은 이탈리아 리그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해외파'라는 점. 챔피언 자리에 서 있는 신 감독이 "현대가 시범대회에서 100% 전력 투구를 하지않았다. 사실 우리 팀이 더 불안하다"며 걱정을 내비친 반면 도전자인 김 감독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지난해 V투어 1, 2위 현대건설과 도로공사가 개막전을 펼친다. 겨울 배구리그 5연패를 이룬 현대건설은 베테랑 센터 장소연과 세터 강혜미가빠졌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처럼 여전히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자랑하고 있고 도로공사는 세터 김사니, 레프트 한송이.임유진, 라이트 박미경 등 주전멤버가 국가대표 라인업으로 짜여져 있다. 여자부 개막전에서는 또 부상을 딛고 1년 만에 컴백한 한유미(현대건설)와 한송이(도로공사)의 자매 대결도 볼만하다. 지난달 시범대회에서는 도로공사가 3-1 승리를 거둬 동생 한송이가 먼저 웃었지만 이번에는 두살 차 언니 한유미의 반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프로배구 개막전 일정 삼성화재-현대캐피탈(15시.KBS 1TV 생중계) 현대건설-도로공사(17시.이상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