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 타임스(NYT)와 워싱턴 포스트(WP) 등 유력 신문들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해 이미 정보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며,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반응과 함께 이번 사태의 해법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1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크게 다뤘다.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라는 11일자 기사를 통해이번 사태는 미국과 중국, 다른 동맹국들에게 과연 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이 북한의 이번 선언에 놀랐지만, 선언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행정부 관리들은 이번 핵보유 선언을 계기로 북한을 압박하고 김정일(金正日) 정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북한의 교역 및 자금흐름까지 완전 차단하는 압박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행정부 내에서 더 강하게 들끓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또 `북한의 도전'이라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최근 몇 개월 동안 외교를 통해아무 성과도 거둘 수 없다는 점이 고통스럽게도 명백해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북한을 `악의 축' 3개국 중 하나로 지목한 부시 행정부가 불가피한 일련의 실수들을 통해 사태를 더욱 빨리 악화시켰다고 말하고 군사적 대안이나 유엔의 제재가 통하지 않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들이려면 좀 더 현명하고 유연하며 정교한 외교력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판돈을 올리는 평양'이라는 제목의 11일자 기사에서 북한의 최종 목표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인정받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행정부가 내놓은 미미한 일차 양보의 대가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렸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결국핵무기 보유국 북한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두고 북한이 도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은 `핵 목표를 추진하는 북한과 이란'이라는 11일자 기사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이 협상 전략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계속 강경한 자세를 고수할 경우 부시 행정부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단기적으로 부시 대통령은 강경한 자세를 버리고 북한의 요구대로 안전보장을 제공하거나 즉각적인 원조를 시행하는 문제를 검토해야할 것이다. 아니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그러나 협상이나 압력, 이 두 가지가 모두 실패하면 어떻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할지 훨씬 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