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70년대에 활약한 원로배우 황해(黃海.본명전홍구) 씨가 9일 오후 9시 12분 타계했다. 향년 83세. 원로가수 백설희(78) 씨와의 사이에 가수 전영록 씨를 비롯해 4남 1녀를 둔 황해씨는 이날 서울 방이동 자택에서 부인과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거뒀다. 막내아들 진영 씨는 "아버님이 97년부터 당뇨로 고생하셨고, 최근 몇년간은 이틀에 한 번꼴로 병원에서 혈액 투석을 받으셨다"고 밝혔다. 1922년 3월 6일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성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1949년 한형모 감독의 영화 '성벽을 뚫고'로 데뷔했다. 그는 '청춘 쌍곡선'(1956) '한 많은 청춘'(1958) '5인의 해병'(1961) '두만강아잘 있거라'(1962) '도망자'(1965) '독 짓는 늙은이'(1969) '특공대와 돌아오지 않는해병'(1970) '심봤다'(1979) 등 50-7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에 주ㆍ조연으로 출연하며 강인한 남성상을 대변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자료에 따르면 그가 출연한 총 작품수는 200여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의 주연을 끝으로 원로배우로 물러선 그는 이후'철인들'(1982)과 '독불장군(1987)을 거쳐 1990년 '그들도 우리처럼'을 마지막으로은퇴했다. 그는 '부초'(1978)로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최우수연기상을, '평양폭격대'(1971)로 대종상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개성 강한 연기로 숱한 연기상을 휩쓸었다. 또한 한국 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10월 보관문화훈장을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백설희 씨를 비롯해 옥(주부) 영남(사업) 학진(사업) 영록(가수) 진영(작사가)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02)3010-2294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