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한 가족의 큰 형이 공기총을 난사, 제수와 조카 등 3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뒤 본인도 공기총을 쏴 자살했다. ◇발생 9일 낮 12시40분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2리 한모(45.여.죽은 셋째동생의처)씨 집 안방에서 한씨의 큰 시아주버니 이모(66.파주시 금촌동)씨가 한씨와 한씨의 딸(13), 둘째 동생(61)의 막내딸(26) 등 3명을 엽총을 쏴 살해했다. 이씨는 또 둘째 동생의 큰딸(31)과 며느리 박모(34), 친척 이모(45)씨 등 3명에게도 엽총을 발사, 중상을 입혔다. 이씨는 이어 같은 마을에 있는 둘째 동생집에 찾아가 불을 질러 40평 크기의 한옥을 전소시킨 뒤 인근 야산으로 50m쯤 달아났다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발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고 당시 상황 이씨 일가족은 이날 설을 맞아 파주시 금촌동 첫째인 이씨 집에서 제사를 지낸뒤 지난 99년 사망한 셋째동생 집에서 다시 모여 제사를 지냈다. 당시 한씨 집에는 이씨의 두 아들을 포함, 모두 12명이 있었다. 그러나 이씨는 셋째 동생 제사에 참석하지 않고 오전 11시14분께 파주경찰서 교하지구대를 찾아가 자신이 지난 7일 입고한 트레드셔나 미제엽총을 인출했다. 이씨는 이후 셋째 동생집에 전화를 걸어 "기다려라. 곧 가겠다"고 말한 뒤 낮 12시30분께 승용차를 타고 도착했다. 이씨는 둘째 동생과 자신의 두 아들, 조카 등 남자들이 인근 야산으로 성묘를떠난 사이 한씨 등 여자들을 안방으로 몰아넣고 총을 난사했다. 숨진 3명은 각각 2발씩 엽총을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시 인근 야산에서 성묘를 하던 12촌 친족 이씨는 총소리를 듣고 뛰어와제지했으나 이씨가 쏜 총탄에 오른쪽 발을 맞아 부상했다. 이씨는 이어 150m쯤 떨어진 둘째 동생집으로 뛰어갔으나 앞서 총상을 입고 탈출한 둘째 동생의 딸이 자신의 어머니를 피신시켜 동생부부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씨는 동생 집에 아무도 없자 집에 불을 지르고 뒷동산으로 달아나던 중 머리에 총을 발사, 목숨을 끊었다. ◇ 살해동기 이씨 3형제는 20년전 부친(91년 사망) 생존 당시 큰아들 2천600평, 둘째 3천평,셋째 2천400평씩의 부동산을 상속받았다. 이씨는 그러나 큰 아들인 자신보다 농사를 짓던 둘째 동생이 보다 많은 유산을물려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동생 가족들과 자주 말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둘째 동생이 3년전 1천58평을 4억원에 매각하자 "내 땅 내놓으라"며 매각대금을 달라고 요구,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객지생활을 한 이씨는 농사를 짓는 둘째 동생보다 재산을 적게 상속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갈등을 빚어왔다"며"최근 파주 일대에 신도시가 건설되고 대규모 공단이 조성되면서 땅값이 크게 오르자 재산다툼을 더욱 심하게 했고 급기야 살인사건으로 비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및 부상자 상황 경찰은 일단 재산문제로 인한 살인극으로 보고 가족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있다. 또 부상자 등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부상자들은 고양시 일산 백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중 손에 경상을 입은 이씨의둘째 딸은 이날 퇴원했고 발과 턱에 부상을 입은 친척 이씨와 박씨는 이날 수술을받았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광탄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 (파주=연합뉴스) 김정섭.강창구.우영식 기자 kimsup@yna.co.kr kcg33169@yna.co.kr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