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8일 이집트의 샤름 엘-셰이크에서 4년여간의 유혈분쟁 종식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反이스라엘 봉기) 발발 이후 4년만에 처음인 양측 정상간 접촉을 마친후 공식 휴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2주일간의 고위급 예비접촉을 통해 핵심 현안에 걸쳐 대부분 합의안을 도출, 이변이 없는 한 이날 휴전선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측이 발표할 휴전선언은 이스라엘측이 군사작전 중단을 발표하고, 팔레스타인측도 휴전을 선언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그러나 이같은 휴전선언을 공동선언이나 공동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별도의 선언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식문서가 아닌 구두선언 형식을 취할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최국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참석하고 있는 이번 중동 4자 정상회의는 야세르 아라파트 전(前) 팔레스타인 수반 사망후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화해 분위기와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 주변 아랍국들의 중재에 힘입어 성사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또 지난달 15일 압바스 수반 취임 후 이어지고 있는 불안한 평온을 안정적인 평화구도로 정착시키고, 특히 2년전 미국의 후원으로 합의했던 단계적 평화안(로드맵)의 재가동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회담에 앞서 호의조치로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을 석방한다고 발표했으며,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 산하 무장단체들은 이스라엘 대한 공격중지에 합의했다. 미국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양측에 보내 이스라엘에는 외교적 지원을,팔레스타인측에는 정치ㆍ경제 재건 지원을 약속하는 등 회담의 성공을 위한 막후지원을 강화했다. 미국은 또 샤론 총리와 압바스 수반을 각각 오는 3월과 4월 워싱턴으로 초청한다고 발표했으며 두 지도자도 초청을 수락했다. 중동 평화회담의 `메카'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는 로드맵의 회생과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 출범 및 안정적인 평화구도 정착 여부를 가늠하는시험대의 의미를 갖고 있다. 회담이 열리고 있는 이집트 홍해의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는 각국 취재진 수백여명이 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분쟁 종식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했다. (샤름 엘-셰이크=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