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및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과 관련, 공식적인 입장 발표나 즉각적인 반응을 삼가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마이클 그린 미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통해 전달한 친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제자리를 걷고 있는 가운데 갓출범한 2기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북핵문제 진전의 중요 변수라는 점에서적잖은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전날 일부 미국 언론이 `미국 정보기관 및 정부 과학자들의 북한의 대(對) 리비아 핵물질 판매 결론'을 보도함에 따라 표류중인 북핵문제의 향배에 대한궁금증이 더욱 증폭되던 터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재선 성공 이후 처음으로 보내온 친서내용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도 전달된 것으로, 특별한 내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도 "깜짝놀랄만한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북한의 핵물질 리비아 수출' 보도에 대해서도 김종민 대변인과 NSC측은 "정보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이에 앞서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전 그린 미 선임국장을 면담,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권 보좌관과 그린 국장은 ▲`북한 핵물질 수출' 보도 등이 있는 만큼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기 전에 6자회담을 개최, 북핵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6자회담 개최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청와대의) 특별한 입장은없다"고 밝혔으며, 다른 관계자들도 "다른 나라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해 언급하는것은 적절치 않다"며 함구했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우리는 북한에 핵야망을 포기하라고설득하기 위해 아시아 정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단 북한에 대한 도발적인 언급은 없지 않았느냐"면서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놓고 한미간 협조가 있어왔으며, 결국 한국의 우려가 감안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