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가전을 TV로 보고 전체적으로 리드할 선수가 있으면 경기 내용이 좀더 부드러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본프레레 감독도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셔서 저를 합류시킨 것 같습니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꺼낸 '유상철 카드'가 패기에 비해 노련미가 부족한 젊은 수비진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허벅지 부상에 시달리던 유상철은 지난 1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열린 소집훈련에서 동료들과 똑같은 훈련 내용을 소화한데 이어 2일 훈련에서도 중앙 수비수로 후배들과 손발을 맞춰 미니게임까지 완벽하게 치러내 건재를 알렸다. 곧 본프레레호에 합류할 유럽파 '4인방' 이천수(누만시아), 설기현(울버햄프턴),박지성, 이영표(이상 에인트호벤)가 모두 국가대표팀에서 공격수 및 미드필더 요원으로 활약할 선수라는 점에서 수비라인의 지휘는 오로지 유상철(울산)에게만 의존해야하는 처지. 유상철을 제외한 현 대표팀 수비수 6명은 평균 연령 약 24세로 이들의 총 A매치출장횟수를 모두 합쳐야 54경기에 불과, '센추리클럽' 회원인 유상철 한 명의 A매치출장횟수인 117경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줄부상에 시달렸던 유상철은 11월 왼쪽 허벅지를 다친 이후 약 2개월 동안 볼을 만지지 못하고 재활에만 매달린 결과 부상은 거의 다 나았지만 경기 감각이크게 떨어진 데다 후배들과 한동안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점이 불안요소였다. 유상철은 일단 "아직 100%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 4일이집트전은 힘들 것 같지만 9일 쿠웨이트전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최주영 대표팀 의무팀장은 "재활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 낮에 팀 훈련을 실시하고 밤에는 따로 보강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출전 여부는 감독이 결정하겠지만 쿠웨이트전까지는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상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장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의 출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맏형' 유상철의합숙훈련 참가는 다른 국내파 수비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수비진의 막내 김진규(전남)는 "상철이 형이 경험이 많으니까 수비를 리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훈련 때에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