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 맞은편에 지으려는 5백55m(약 1백12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 건축 여부가 초읽기 수순에 들어갔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서울시가 2일 조만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제2롯데월드 건축 여부를 심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을 우려하는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설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곧 건축심의 열겠다"는 서울시=서울 송파구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주변 도시계획을 새로 짜는 지구단위 변경안을 마련,서울시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는 조만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심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법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군의 건설 반대 입장과 관련,"해당 부지는 비행안전구역이 아닌 인접구역이어서 공군의 허가사항이 아니라 협의사항"이라며 "필요하다면 공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대 입장 굽히지 않는 공군=공군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안전구역이라는 것은 비행기 활주로의 진입지역과 같은 것으로 초고층 높이의 건물이 들어설 경우 비행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공군의 건설 반대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가 추진 중인 초고층 건물 일부는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구역 내에 있기 때문에 공군으로서는 롯데측 요구대로 2백m 높이의 빌딩 건축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군은 "지난 2002년 같은 이유를 들어 잠실에 1백60m 높이까지만 빌딩 건축을 허용했던 것을 지난해 말 건물 높이를 2백3m까지 늘려 허용한다는 '양보안'을 이미 송파구청에 전달했다"며 "서울시가 왜 자꾸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꼭 지어야 겠다"는 롯데=롯데그룹은 공군측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 관계자는 "비행안전구역과 관련해 공군측이 참고하고 있는 현행 미국 연방항공국 규정에 따르면 비행안전구역에서 벗어나 있을 경우 안전구역에 인접해 있다고 해도 건물 높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며 "우리 공군의 기준은 너무 엄격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롯데그룹은 "초고층 빌딩은 국가 발전의 상징"이라며 "관광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세계 최고라는 화제성을 가진 관광자원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사업의 효과를 설명했다. 또 높이 5백m가 넘는 초고층 건물을 지으면 사업비가 2조원 넘게 투입돼 건설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롯데 신격호 회장은 평소 "언제까지고 외국 관광객들에게 남대문이나 경복궁 같은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며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건축물이 있어야 외국인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찬·장규호·이태명 기자 kc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