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포에 울고 웃었다' 최초로 열린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한국과 중국이 사이좋게 각자의 고국에서 1승씩을 나눠가졌다. 그동안 중국만 만나면 얼어버려 공중중(恐中症)이라는 병에 시달렸던 한국은 이로써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 이후 중국과 국가 대항전에서 2승2패를 기록, 이제는중국과 대등한 위치에 서 있음을 입증한 경기였다. 특히 지난 28일 잠실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한국은 빠른 속공과 고감도 외곽포,두명의 용병 센터가 지키는 견고한 골밑 플레이를 바탕으로 85-82 진땀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센터 출신의 자밀 왓킨스(TG삼보)와 크리스 랭(SK)이 상대 센터들을 압도하는모습을 보이자 양경민(TG삼보), 문경은(전자랜드)등 노장 슈터들의 외곽슛이 살아나면서 한국은 기분좋은 승리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 결국 중국이라는 거함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은 견고한 골밑 플레이를 기반으로 장기인 속공과 외곽포를 살리는 작전이 통했기 때문. 신선우 감독은 2차전 직전 하얼빈에서 "왓킨스를 대신할 찰스 민렌드(KCC)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김주성이나 서장훈이 포스트 플레이를 잘 해줘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포스트 플레이에 이은 외곽포는 한국의 승리 방적식이었다. 하지만 이날 2차전에서 민렌드는 비행기를 24시간이나 타고온 피로가 아직 제대로 풀리지 않았는 지 골밑 플레이가 다소 느슨했고, 크리스 랭도 1차전에 비해서는오이디지 오르마이드(베이징)에 약간 밀리는 느낌을 주었다. 여기에 이들의 빈자리를 제대로 채웠어야 할 서장훈과 김주성은 기대에 못미쳤다. 비록 김주성은 국내선수 최다인 10점을 올렸지만 승부처였던 3,4쿼터에는 무득점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비해 중국은 높이(평균 신장 199.3cm)에서 우러나오는 가공할 만한 득점포와 류웨이(샹하이)의 적절한 완급조절, 용병들의 부지런한 골밑플레이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93-77로 한국에 완승할 수 있었다. "2차전 승리는 우리팀 선수들이 외곽포가 얼마나 잘 터지느냐에 달렸다"는 박재영 KBS해설위원의 지적처럼 결국 승부의 키워드는 센터 싸움을 기반으로 한 외곽포였다. 하지만 센터 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됐다. 결국 한.중프로농구 2차전은 골밑 강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다가오는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하얼빈=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