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듀발(34·미국)이 미국 PGA투어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4백70만달러)에서 꼴찌로 커트 탈락했다. 듀발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아놀드파머코스(파72·6천8백30야드)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날 이븐파 72타를 쳤으나 1∼3라운드에서 '82-79-85타'의 저조한 성적을 낸 탓에 합계 30오버파 3백18타로 맨 하위인 1백27위에 머물렀다. 이 대회코스는 듀발이 지난 99년 '59타'를 쳤던 곳이어서 올시즌 그의 재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로 꼽혔다. 듀발은 슬럼프가 시작된 지난 2002년 시즌 이후 지난해까지 총 53개 대회에 출전,모두 31차례(기권 3회 포함)나 커트탈락했다. 올해도 첫 대회인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79타를 친 뒤 기권했고 이번이 두번째 대회였다. 지난 99년3월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15주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듀발은 해를 거듭하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듀발의 부진원인에 대해서는 골프전문가들도 아직 정확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는 등 손목 어깨 등의 잦은 부상이나 여자친구와의 결별이 이유로 거론됐다. 지난해에는 자신보다 4살 많은 이혼녀와 결혼한 이후 정신적 안정을 되찾았으나 골프에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듀발은 그동안 데이비드 리드베터 등 세계적인 코치들로부터 레슨을 받으며 재기에 안간힘을 써왔으나 샷은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없다. 기록상으로 볼때 듀발의 골프는 심각한 상태다. 전성기 시절 70%를 넘나들던 드라이버샷 정확도가 50%대로 떨어졌고,올 들어서는 30%에도 못미치고 있다.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도 40% 안팎에 불과하다. 사실상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듀발은 2001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5년간 PGA투어 전경기 출전권을 확보,내년까지는 투어생활을 계속할 수 있으나 얼마나 선수생활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봅호프클래식 4라운드에서는 무명선수 조 오길비(31·미국)가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26언더파 2백62타로 단독선두를 달리며 투어 첫승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챔피언 필 미켈슨(35·미국)은 합계 20언더파 2백68타로 공동 9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4개 코스에서 4라운드 72홀을 치른 뒤 공동 70위 이내 선수만 최종 5라운드에 진출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