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박상길 부장)는 27일 김승연 한화회장을 설 연휴 이전에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사전구속 영장이 청구된 김연배 부회장이 그간 조사에서 "모든 것을 본인이 다 알아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상 인수과정에 김 회장이 관여했을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맥쿼리생명을 형식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토록 하거나 전윤철 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에게 채권 15억원을 건네기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김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아직 풀지 않았다"고 언급,김 회장에 대한 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설연휴가 시작되는 내달 8일 이전에 김 회장을 소환해 김연배부회장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미리 보고받았는 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하는 방안을검토하고 있다. 또, 검찰은 한화측이 전윤철씨에게 건네려던 채권 15억원의 출처를 추적하는 한편 대생 인수 과정에서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금품로비를 벌였는 지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한화가 대선때 여야 정치권에 건넨 채권 60억원 외에 용처가 확인되지않은 채권 20여억원과 추가로 매입된 사실이 확인된 10억원 안팎의 채권 행방을 쫓고 있다. 김연배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이혜광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한편 맥쿼리측이 한화에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명의대여' 대가로 챙긴 이득금은 84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화측은 2003년 12월께 맥쿼리생명이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대생지분 인수대금 282억원보다 29억원 많은 311억원을 맥쿼리측에 송금했으며, 맥쿼리생명이 한화건설에 대생 지분을 양도하면서 발생한 증권거래세 15억원도 부담해줬다는 것. 또, 맥쿼리의 한국 합작사인 맥쿼리IMM이 2003년 4월부터 최근까지 대생 자산 1조3천여억원을 운용토록 배려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40억원을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화측은 "맥쿼리측에 명의대여 대가를 제공한 사실이 전혀없다"면서"맥쿼리IMM에 제공한 수수료는 정당한 자금운용 대가"라고 반박했다. 한화측은 "맥쿼리측에 대생지분 인수 자금을 직접 제공했다는 혐의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며 "선진 생보사인 맥쿼리가 컨소시엄에 참여함으로써 대생의 경영, 자산운용, 직원연수 등에 막대한 도움을 얻어 대생의 자산이 27조원에서 35조원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