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지난해 채용한 계약직 사원의 추천인 명단을 정리해 놓은 파일을 사측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명단 파일이 감사 등을 통해 서울본사 등으로 복사돼 나오면서 모두 폐기되지는 못한 채 일부 남아 있다 외부로 일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기아차와 이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지검에 따르면 지난 21일 광주공장과 서울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인사와 노무, 채용과 관련된 서류일체를 넘겨받았으나 지난해 생산계약직 채용과 관련한 문건은 입사지원서와 이력서를 제외한별다른 문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기아차 본사와 광주공장이 검찰의 수사확대를 예상하고 관련 추천인과 지원자의점수 등을 보기 쉽게 정리한 인사채용 파일을 압수수색 직전인 19-20일 사이 폐기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통상 신규채용시에는 입사지원자들을 당연히 번호순으로 정리해 놓는다"며 "합격이 결정된 다음에도 간단한 이력과 추천인 등은 일정기간 문서로 관리하는 것이 보통이다"고 말했다. 인사채용 파일은 채용당시 본사 보고용과 지난해 10월 실시된 감사 등을 통해서도 서울 본사로 올라갔으며 정규직 전환에 대한 문제점을 검토하는데 활용됐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후 회사는 이를 '불필요한 문서'로 간주하고 없애 버렸으나 본사.광주공장의 일부 직원들이 이를 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놓고 있다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부 언론에 보도된 'X파일'도 이 인사채용 파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파일은 공식적으로 작성됐다기 보다는 편의상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없애버리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아 언제든 폐기가 가능했으며 이번에도 사건이 불거지자 없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홍보팀 관계자는 "그런 명단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폐기했는지를 어떻게 알겠냐"며 "현재 관련 부서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명단이 있었는지 계속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o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