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10년 가까이 공 들여온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가 오랜 기다림끝에 가시화되고 있다. `하노이신도시' 프로젝트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홍강의 북쪽 2천400만평과 하노이 서북쪽에 자리잡은 서호(西湖) 주변 250만평을 행정과 주거, 금융, 레저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하는 사업. 대우건설은 ㈜대우 시절이던 지난 96년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신도시의 밑그림을그리는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주춤했다. 하지만 2003년 대우건설을 주간사로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대원, 동일토건,경남건설 등 국내업체 6곳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작년 10월 신도시의 핵심지역인 서호 서쪽 뚜 리엠 지구 개발에 대한 사업 신청을 하노이시에 하는 등 다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컨소시엄은 지금은 논밭인 뚜 리엠 지구내 63만평을 2007년까지 총 7억달러를투입해 외교단지와 업무.상업단지, 주거단지를 갖춘 신시가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주택 공급(5천가구 규모)은 물론 토지보상과 인프라 건설 등 단지 개발 전 과정을 전담하며 하노이시청도 이 곳으로 이전될 계획이어서 우리 손으로 베트남의 변화를 주도할 메카를 건설하는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신도시의 나머지 지역 개발에도 우리 건설업체들의 참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구 하노이 대우호텔 사장 겸 하노이신도시기획단 고문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베트남 정부 인사를 초청해 한국의 강남과 분당 등을 둘러보게 하는 등 각고의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앞으로 3-4달 안으로 사업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고 말했다. 유태현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한국 컨소시엄의 수주가 유력시되는 하노이신도시사업은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를 호치민을 능가하는 최고의 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대역사의 첫 걸음"이라며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건설업체를 비롯한 우리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베트남 방문시 쩐 득 렁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사업승인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하고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명의로 베트남정부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수주를 돕고 있다. 하지만 수주 가능성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현지 업체들의 반발이 크다. 2-3년 전부터 거세게 불고 있는 부동산 열풍을 등에 업고 뭉칫돈을 만진 베트남현지 업체들이 정부에 자신들이 사업을 하겠다며 강력하게 건의하고 있다. 당초 1월중으로 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보였지만 계속 미뤄지는 것도 현지 업체들의 압력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이현구 고문은 "우리 업체들이 기술과 자금면에서 모두 베트남 업체를훨씬 앞서기 때문에 수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