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지난 5년 동안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회사 성장과 그룹사 지원은 6년 동안 보류된 이른바 펜딩(pending)을 겪었습니다. 특히 IMF 외환위기이후 사실상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종합금융 등이 청산되면서 한화증권이 금융 주력 계열사로 살아 남았습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인수전에 지난 99년부터 뛰어들면서 그룹차원의 지원이 집중되자, 사실상 주력 금융사였던 한화증권은 소외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1년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분야의 리서치와 인수에 강했던 한화증권은 소매금융에서 줄곳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화증권은 본사 건물을 매각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안창희 한화증권 사장은 한투와 대투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대한생명 지분 4.9% 인수에 참여하면서 대형사로의 발돋움하기위한 전략은 사실상 접어야 했습니다. 특히 한화그룹이 30조원의 거대한 대한생명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자, 자연스럽게 그룹에서 소외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대한생명 인수에 애착을 느끼며 대표이사 등재 등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했지만, 정작 한화증권 대표이사는 단 한 번도 등재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그룹 방침을 이유로 과거 5년 동안 한화증권은 증권과 금융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표류하는 상태로 전락했습니다. 특히 한투와 대투 인수전에 나서려다 그룹의 계열사 지원에 희생된 이후 안창희 한화증권 사장은 다시 과거의 '영화'를 찾겠다며 채권부문을 특화해 나가겠다고 재선언했습니다. 1년만에 결국 중장기 전략과 성장 동력마저 바꿨다는 얘깁니다. 대생 인수 당시 한화그룹은 인천 공장부지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을 마련하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기존 금융사인 한화증권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마저 없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갑니다. 특히 한화증권은 대한생명 인수를 통한 자산운용 아웃소싱 등 영업 확대가 방화벽 설치로 어려운 입장입니다. 게다가 대한생명 등 계열사들의 MMF 사주기와 채권형 펀드 가입하기 등으로 겨우 영업수익을 이어가는 등 정체적인 현상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