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입법을 둘러싼 내부 진통으로 3주 가까이 공석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직의 후임자가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20일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원혜영(元惠榮) 의원과함께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후보등록 마감은 21일 오후 5시지만 정 의원 외에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는 후보가 없기 때문에 원내대표 경선은 정 의원에 대한 찬반투표로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높다. 원내대표 경선은 당초 재야파의 장영달(張永達) 의원과 중도보수 성향의 안영근(安泳根) 의원까지 참여하는 3파전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정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한때 친노(親盧) 직계 의원들이 문희상(文喜相) 의원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문 의원 본인의 거부로 무산됐다. 찬반투표를 실시할 경우에도 정 의원이 당내 친화력과 통합조정력, 대야 협상력등 각종 자격 조건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관측이 일반적이다. 정 의원은 구(舊) 당권파의 지지를 얻고 있고, 타 계파도 정 의원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이 당권파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내 세력을 양분하고 있는재야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원혜영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도 찬반투표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정 의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정 의원이 사실상 단독 후보로 추대된 배경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이 정 의원 옹립 움직임에 대해 가장 처음 `중진들의 줄세우기'라고 비난했고, 이화영(李華泳) 의원은 `문희상 카드'를 들고 가세했다. 최근 국민참여연대에 가입한 이상민(李相珉) 의원은 19일 소속 의원 전원에게보낸 편지에서 원내대표 경선이 복수 후보간 정책대결이 아닌 단독 후보 추대로 진행되는 것을 비판했다. 개혁당파인 김원웅(金元雄) 의원도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을 져야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오히려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관해 밀실적 논의구조를 만들려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몇몇 실세들이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던 구태정치의 오염으로부터 당의 정체성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정 의원이 단독후보로 확정될 경우 열리게 될 후보청문회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진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는 이날 정기모임에서 후보청문회가 열릴 경우 정의원의 정치적 성향과 노선을 철저하게 검증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국가보안법 폐지관철을 위해 `240시간 의총'을 별였던 재야파와 개혁당파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무산된 개혁입법의 향후 처리에 대한 정 의원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의원들 사이에 `정세균 대세론'이 상당히 널리 퍼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재야파 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의원 외교활동 등으로 인해 투표 당일 참석하는 의원의 수가 많지 않을경우 재야파 등의 반발 움직임이 투표 결과에 의외로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