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20일 지난 1974년 광복절에 발생한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관련 문서공개와 관련, "당시 묵비권을 행사하던 문세광의 입을 내가 열게 했으며 이후 문세광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신직수 중앙정보부장의 법률보좌관으로 재직했던 김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조총련 간부들에 대해 상세한 진술 등을 한문세광의 자백을 볼 때 문세광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문답. -- 문세광 조사에 참여했었다는데.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에서 조사를 맡았다. 나는 대공수사국 직원은 아니었지만 당시 신직수 중정부장의 법률보좌관으로서 조사에 참여했다. 수사를 잘하는 검사라고 해서 조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 문세광에 대한 조사는 어땠나. ▲처음에는 문세광이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내가 가서 질문을 하니까 입을 열었다. 이후 문세광이 자백했다. 수사기록이나 판결문 기록을 보면 알 것이다. -- 사건 조사기록 중 기억나는 부분은 ▲너무 오래된 사건이라 다는 모르겠다. 그 중에 하나는 (일본 또는 홍콩에서)한국에 입국할 때 `스미스 앤드 웨스트' 권총을 분해해서 들여왔다는 것과 이 권총을 일본의 한 파출소에서 훔쳤다는 진술이다. -- 문세광 단독범행이었나 공범이 있었나. ▲단독범이라고 (자백) 한 것 같다. 애초에는 나도 공범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세광은 자술서를 잘 썼고 그림도 잘 그렸는데 자기가 권총을 훔친 파출소 광경을 그림으로 그리고 권총 케이스를 어느 강에 버렸다고도 진술했다. 이를 일본측에 알려줬더니 그 권총 케이스를 강 하류에서 찾았다. 그런 것 등을 보면 문세광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 배후세력 여부는. ▲문세광 수사기록을 보면 오사카(大阪) 지역의 조총련 지도자 김 아무개, 당시조총련 의장 한 아무개 등 조총련 관계자들 이름이 다 나온다. 기록에는 또 만경봉호 얘기도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배후세력이 조총련이고 결국 북한이 관련돼 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 -- 당시 이 사건으로 한일간 외교갈등이 있었다는데 ▲양국간 외교갈등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일본으로서는 자국 여권을가지고 한국에 와서 남의 나라 대통령을 시해하려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가급적 자기들과 관련된 책임을 축소하려 하지 않았겠느냐고 짐작만 할 뿐이다. -- 이번 기록공개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일본 등 세계가 주시하는 사건인데 검찰과 법원에서 무리해서 사실을 왜곡할 사건이 아니었다. 이번 기록공개는 당시 발표된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개를 통해 의혹이 해소되면 해소됐지 의혹이 제기되거나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다. -- 이 사건과 관련해 박 대표와 말씀 나눈적 있나. ▲전혀 없다. 무슨 좋은 일이라고 박 대표가 이것을 언급하겠는가. 전혀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