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비리 파문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세종문화회관이 `환골탈태'를 위해 대대적인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김용진 사장은 11일 세종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시민을 위한진정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2005년도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이미 지난해 4본부 1실 1검사역 13부였던 조직을 통폐합, 2본부 1실 7부 체제로바꾸고 인력도 108명에서 90명으로 줄인 세종문화회관은 올해엔 9개 산하 예술단체에 대한 본격적인 조직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예술단체 기량향상을 위해 단원평가제를 강화하고, 기업인 출신의 전문가를경영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하 예술단체 조직정비 = 지난해부터 추진된 9개 예술단체에 대한 책임운영제 도입을 본격화한다. 주요 타깃인 서울시교향악단을 7월에 재단법인화해 재출범연주회를 열 계획이며, 서울시향의 운영을 전담하는 사무국 인력도 크게 확충한다. 타 단체들도 추이를 봐 가며 재단법인화를 꾀하기로 했다. 산하 예술단체의 공연사업비도 올해 67억 900만원으로 지난해(46억 9천 700만원)보다 43% 늘었다. 김 사장은 "서울시향을 중심으로 산하 단체들의 올해 공연횟수도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간 갈등을 빚었던 단원평가 문제는 방식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단원 평가는 크게 예능도 평가와 상시평가 두 가지로 이뤄지며,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지못한 단원에게는 주의, 경고, 징계위원회 회부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산하 단체도 2월부터 일부 통ㆍ폐합한다.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과 소년소녀합창단을 각각 서울시향, 서울시합창단 부설단체로 흡수시키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설로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할 계획이다. ▲공연예술 기능 강화 = 1년 단위의 공연장 운영 계획이 아닌 3년 간의 중장기계획을 수립, 운영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 대관과 기획 공연에 대한 사후 평가제를 도입하고 대관방식도 시기별, 주제별로 특화하기로 했다. 공연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오전(10-12시), 오후(1-5시), 야간(10시 이후) 등틈새 시간대를 활용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주로 회의장으로 사용된 컨벤션센터를 어린이, 가족공연 전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뮤지컬 하이라이트 공연 `올 댓 뮤지컬', 대중음악계 스타들의 무대인 `히어로오브 히어로', 신년 및 송년음악회 등 시즌별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좀더 전문성있는 공연기획을 위해 장르별 전문가들을 비상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공연장 환경 개선, 공익사업 확대 = 세종문화회관 뒤편 분수대를 올 상반기중 야외극장으로 개조하고 분수대 옆 주차장도 녹지공간으로 바꾼다. 이달 중에는지하철 5호선 광화문 지하보도에 갤러리를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극장 3, 4층 로비에는 1978년 개관 이후 쌓인 각종 공연관련 사료를 전시하는공연 전시관을 설치하며,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장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 대극장 개보수 공사에 이어 소극장도 내년 중 공사에 들어가 실내악 및연극 전문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도 늘린다. 올해부터 복지재단에 객석의 5%를 할당하는 `공연문화사랑석'을 운영, 소외계층 관객을 각 공연에 초청할 예정이며, 이들이사회 저명인사와 함께 공연을 보는 `명사와의 공연 데이트'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서울음악콩쿠르 신설 = 청소년 예술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에서 5월을 시작으로 매년 서울음악콩쿠르르 개최한다. 서울시가 기탁한 1억원의 기금으로 운영되는 이 콩쿠르는 양악, 국악 등 2개 부문에서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입상자에게는 대학 장학금 혜택, 예술단체 협연 등의 기회를 준다. ▲직원 전문화와 경영혁신 = 현재 공석인 경영본부장에 외부 기업인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혁신을 꾀할 방침이다. `전문성 부재'라는 그간의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공연예술 인력도 확충할 계획. 김 사장은 "2-3년이 되면 부서를 이동시키는 관행을 깰 것"이라며 "자체 교육을확대하고 인사이동을 가능한 한 자제,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