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5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아시아 지진ㆍ해일 참사 피해 복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잇따라 구조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점차 드러나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서부 해안에 대한 구조 당국의 접근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망자 수가 향후수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유엔은 경고했다. 미군 헬기들은 지진ㆍ해일 참사 7일만인 지난 1일 수마트라 섬 인근에서 생존자60명을 구조했다고 관리들이 4일 밝혔다.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 2명 등 노약자들을 포함한 구조자들은 대부분 폐렴과 골절상, 상처 감염 및 파상풍 등 외상을 입고 있었으며 이들 중 최소 25명은 생명이위독한 상황이다. 인도 해안경비대도 같은 날 인도양을 표류하던 인도네시아 어민 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소형 목선에 타고 있던 이들은 구랍 26일 발생한 지진ㆍ해일로 인도양 북쪽으로밀려났다가 엔진 고장을 일으켜 표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어부는 9일 전 출항했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해양 참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수마트라 서부 해안의 인명피해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구조 당국은 그동안 수마트라 북부 아체 지역을 최대 피해지로 간주했으나 피해 상황이 점차 드러나며 사정이 뒤바뀌었다. 유엔 구호작전을 총지휘하고 있는 얀 에겔란트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수마트라 서부 해안의) 수많은 마을들이 사라졌다"면서 "최종 수치는 모르지만 이 지역 사망자 수가 수만 명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일 아체 공항에 통신 장비를 싣고 착륙하던 민영 화물기가 미끄러져 활주로를 이탈하는 등 피해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부족도 국제 사회의 구호 작업을 저해하고 있다. 그동안 하루 3편에 불과했던 아체 공항 이용 항공기는 최근 수십 대로 급증해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IBRD) 총재,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등 국제 지도자들과 피해국 정상들은 오는 6일 인도네시아에서 만나 구호 작업 조정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에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 구호금 제공을 약속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태국 수도 방콕을 방문, 탁신 치나왓 총리와 회담한 파월 장관은 "이번 재해는 전세계적 비극이며 미국은 이미 구호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미국은 피해자들의 구호 요청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고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조지 부시 대통령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와 동행하고 있는 그는 또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아니라 구호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와 장기적 재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수라키왓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은 "파월 장관과 환경 보존을 위한 기술 지원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면서 "향후 해일 피해 예방을 위한 조기 해일 경보 체제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회담 성과를 전했다. (반다 아체 AP=연합뉴스)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