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2만8천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남아시아의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사망자가 11만4천명을 돌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1일 사망자 수가 8만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또 이재민 5백만명이 굶주림과 공포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영국의 더헤럴드 인터넷판은 30일 "국제사회의 구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5백만명의 이재민은 식량도,대피소도,깨끗한 물도 없이 하루 하루를 어렵게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에서는 1백50만명이 대피소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홍역과 설사에 걸린 환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지방에서는 8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인도 타밀나두에서는 10만명이 집을 잃어 내륙을 향해 피난을 떠나고 있다. 태국에서는 아직도 2만9천명이 집없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아체에서 활동 중인 유엔 파견 직원 마이클 엔퀴스트는 "도로가 대부분 파괴된데다 탈 만한 차량이 거의 없어 구호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의 최대 희생자는 어린이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BBC방송은 구호단체 회원들의 말을 인용,"사망자의 절반이 어린이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도 타밀나두에서는 생존한 어린이도 5명 중 4명꼴로 고아가 됐으며 영양실조와 전염병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2차 희생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평일이었다면 부잣집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가난한 집 아이들은 공장으로 갔겠지만 지진 발생일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바닷가로 나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피해 국가들의 어린이 인구 비율(39%)이 높은 것도 원인이다. ○…엄청난 인명 피해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내 최대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얄라 국립공원에서는 동물의 사체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는 동물들이 해일이 닥쳐오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고지대로 대피했음을 암시한다. 스리랑카 남동부에 위치한 얄라 공원은 당시 내륙지역 3km까지 파도가 밀려와 관광객 40명이 익사했으나 동물은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이번 재해로 토끼 한 마리조차 죽지 않았다"며 "동물들은 제6감을 갖고 있어 사고가 나기 전 고지대로 이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는 30일 타밀나두 주(州) 일대 해안 및 섬지역에 대해 '2차 지진해일' 가능성이 있다며 경보를 발령했다. 이 지역 항만에 대해서는 전면 대피령을 발동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인도 2대 무역항인 첸나이 항만 당국은 컨테이너 수송 및 하역 업무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수만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후속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유엔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년 말까지 인도양 연안국들을 위해 쓰나미 조기경보 시스템의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현재 쓰나미 조기경보 시스템은 미국 일본 등 태평양 연안국에서는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