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막판 타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4대 입법 등 쟁점현안에 대한 절충에 실패해 파국을 맞을 경우 여야 갈등의 여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여야를 협상테이블로 이끈 것이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29일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실에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를 만나, 여야가 상임위에서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이룬 과거사기본법과 신문법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천 원내대표는 일단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여야의 물밑 접촉은 계속됐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김 원내대표와 만나 과거사기본법과 신문법,국가보안법의 쟁점 부분에 대해 상당 부분 절충 가능성을 확인했고, 결국 양당 원내대표 최종 담판의 `산파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장은 쟁점법안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요구가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한나라당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시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 의장은 전날 밤 일부 중진들에게 한나라당과의 절충 사항과 내용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접했다. `국회법에 따른 국회 운영' 원칙을 강조했던 천 원내대표도 결국 회담 재개의필요성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차례의 물밑접촉 끝에 재개가 결정된 여야 회담의 형식은 4인 대표회담이 아닌 원내대표회담이 됐다. 한나라당은 당초 4인 회담을 제안했지만, 우리당이 국가보안법 등 일부 핵심쟁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의 협상에난색을 표시해 여야 원내대표회담으로 변경됐다는 것. 이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마지막 순간까지 쟁점현안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조정하고 타협할 것을 기대한다"며 "국민도 이제 이념, 색깔논쟁을 올해로 그만두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을 해주기를 간절히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어느 편이든 명분과 실리를 다 얻으려고 하면 협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회담을 주선한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김기만(金基萬) 공보수석을통해 "오늘 원내대표 회담과 오후 본회의에 대해 끝까지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모든 국민은 아니지만 대다수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