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4인 대표회담'을 열어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최종 절충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4인회담의 활동시한인 이날까지 '4대 법안'처리 방식에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채 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연말 정국은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자정까지 6시간30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성과없이 4인회담의 활동시한을 넘겼다. 여야는 이날 국가보안법과 과거사정리법안을 집중 논의했지만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절충안 마련에 실패했다. 국보법과 관련,양측은 찬양고무 조항과 이적단체 조항 등에서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제안중 '공연한 찬양'부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끝내 거부했다. 이적표현물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은 취득과 소지행위는 처벌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열린우리당은 복사행위까지 제외할 것을 주장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과거사법과 관련,조사범위를 '해방이후 한국전쟁을 전후한 인권유린 행위'와 '정부수립후 권위주의 정권하의 인권유린 행위'로 규정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좌익세력에 의한 테러'와 '민주화를 가장한 친북이적활동' 등도 조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고집해 결국 양측은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회담후 "4인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과거에 안주하려는 한나라당과 미래를 개척하려는 열린우리당의 간극이 너무 컸다"고 한나라당측을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당내 의견수렴을 좀 더 하겠다"며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2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4대 법안 등의 처리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 처리문제를 예산안과 연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칫 연말국회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