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서는 증인들은 모두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 말하고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합니다'고 선서를 하지만 법정은 아직 거짓말 경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수원지검 공판송무부(부장검사 金鎭台)는 지난 석달동안 법정에서 허위증언을 한 혐의로 위증사범 30명을 적발, 이 가운데 2명을 구속 기소하고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뇌물수수, 기부금품 모집법 위반 등 혐의로 공판이 진행중인 경기도 모시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같은 시 전(前) 부시장과 국장 등 고위 공무원 2명을 위증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시장이 이들에게 시의 사업과 연관이 있는 기업들을 상대로 기부금품을 모집하라는 지시를 했음에도 이들은 시장의 불법행위를 숨기기 위해 시장 지시 없이독자적으로 기부금품을 모집한 것처럼 허위 증언한 혐의라고 밝혔다. 부시장 등은 위증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허위 증언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기소는 시장의 기부금품 모집법 위반 공소사실에 대한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럭운전사 정모(36), 홍모(50)씨 등 2명은 지난해 7월 화성시 정남면 호프집에서 술집 주인이 주선해준 아가씨 3명과 동석해 술을 마셨으나 호프집이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처벌되는 것을 면하게 하려고 "아가씨와 동석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증언하다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식당주인 배모(50.여), 주부 이모(55.여)씨 등은 친지들과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뒤 제3자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했다 음주단속에 적발되자 제3자를 보호하기위해 법정에서 배씨가 운전했다고 허위증언한 혐의다. 무속인 승모(50.여)씨는 자신 소유 빌라를 담보로 대출을 받기 위해 전세입주자들에게 허위의 월세 계약서를 쓰게하고 소유자 명의를 타인으로 변경하는 등 사기행위를 주도했으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위증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은 법정에서 실체적 사실 발견을 방해하며 사법 기능을 마비시키는 중대한 범죄"라며 "최근 법정에서 위증이 만연하고 있어 검찰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에 주력하면서도 증인들의 위증 행위를 적극 적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박두호 기자 d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