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코스닥 초활황기에나 볼 수 있었던 액면가의 50배 공모가, 청약자금 2조6천억원 등 증권가의 화제를 모았던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가 상장 첫 날인 24일 비교적 양호한 '신고식'을 치렀다. CJ CGV는 이날 공모가 2만5천원보다 20%높은 3만원선에서 결정된 뒤 한 때 소폭내림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 업황 전망 "3∼4년간은 양호" 일부 반대 견해가 있긴 하지만 '중흥기'로 평가받으며 양과 질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성장성, 특히 여러개의 스크린과 오락시설이 결합된 멀티플렉스 극장산업의 성장세를 볼 때 최소한 향후 3∼4년간은 이 부문의 강자인 CJCGV의 실적에 대한 염려는 크지 않다는 게 증권가나 영화계의 다수 견해다. CJ CGV에 따르면 영화산업과 멀티플렉스 극장의 성장이 맞물려 지난 2000년 1.3회에 불과했던 국민 1인당 영화관람 횟수가 2003년에는 2.5회로, 전체 상영관중 멀티플렉스 극장의 관람객 비중은 같은 기간 20.7%에서 43.0%로 고속 성장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 극장산업이 정체기에 접어든 미국의 1인당 관람횟수 5.2회에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반면 스크린당 인구는 4만9천명 이상으로 미국(8천330명), 싱가포르(2만명)에 비해 대단히 많아 성장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성장산업에서 CJ CGV는 스크린 수와 관람객 수에서 경쟁업체보다 2배 안팎이 우세,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있다. 증권가와 영화계에서는 이같은 성장세를 감안할 때 적어도 2007년 정도까지는 CG CGV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14일 영화계 인사들이 국회 미래전략특위에 제출한 '한국영화산업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영화산업 성장은 오는 2007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 CGV도 오는 2007년까지 현재 25개 사이트(극장)에 203개 수준인 스크린 수를각각 70개, 60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며 역시 2007∼2008년께에 국내 멀티플렉스극장산업의 고성장세가 서서히 멈추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스크린 수 확대로 2003∼2006년 매출액이 연평균 19%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SK증권도 "관계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효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28.8%, 내년에는 25.4%의 외형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 내년 2월 CVC 지분 움직임이 최대 변수 CJ CGV의 공모가가 대단히 높았지만 고성장세와 시장지배력을 감안할 때 그만큼프리미엄 요인이 있어 아직 상승여력이 남아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일치된 견해다. 실제 CGV의 공모가가 2만5천원, 시초가가 3만원에 결정됐지만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를 보면, 현대증권이 3만7천300원, SK증권이 3만6천900원, 동원증권이 3만6천100원, 대한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이 각각 3만5천500원, 3만6천500원으로 대체로3만6천원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수급요인은 주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1대 주주인 CJ측과 씨티벤처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2대 주주 아시아시네마홀딩스지분 등이 보호예수로 묶여 있어 초기 유통물량은 발행주식의 10%미만인 반면, 3개월후에는 2대 주주지분(31.8%)의 보호예수가 풀리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너무 물량이 적어 주가가 급변동할 우려가 큰 반면, 3개월후에는 높은공모가와 거래가로 이미 막대한 평가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2대 주주의 차익실현을 제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동원증권 구창근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너무 적어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면서도 "2대 주주의 보호예수가 풀린 뒤 일부지분이 매각되더라도 CJ CGV에 대한 외국인 투자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