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파괴' 17대 국회가 출범한 올 한해 정치권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말이다. 탈권위주의를 내세운 "바꿔 열풍"속에서 복장(衣)은 물론 식생활(食),주거(住),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외형상 '선량들'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두루마기 차림의 등원,자전거 출근,경차 이용,자취 등이 상징적 사례들이다. # 자유복장 바람 17대 국회 개원식에 점퍼 차림으로 참석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격식 파괴의 선두주자다. 단 의원은 지금도 점퍼차림을 고집한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긴 수염에 두루마기 차림의 첫 등원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양복차림으로 출근한 뒤 의원회관에서 일할 때는 청바지를 이용하는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평상복 차림으로 의원선서를 하려다 곤욕을 치른 게 불과 1년반 전이라는 점에서 격세지감이다. # 보편화된 중형차 '검은색 고급차'라는 과거 등식을 깨고 중형차량과 레저용 승합차(SUV) 이용이 많아졌다. 의원 2백98명 중 쏘나타,SM5,옵티마 등 중형차량 이용자가 90명정도나 된다. 30명 가까이는 SUV를 이용한다.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이 마티즈를 이용하는 등 3명이 경차를 타고 다닌다.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있고 자민련 이인제,민노당 조승수 의원은 평소 자전거를 이용한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지역구를 자전거로 누빈다. # 붐비는 공사현장 식당 국회도서관 옆에 위치한 공사현장 식당은 여야 초·재선 의원들의 인기있는 점심식사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의원들이 4천원짜리 식당을 많이 이용한다는 얘기다. 2천원짜리 본청 일반식당을 이용하는 의원들이 눈에 자주 띄는 등 국회식당도 그 어느 때보다 붐빈다. 국회 주변의 식당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비교적 값비싼 한정식 식당보다는 중·저가의 식당을 이용하는 의원들이 대다수다. 고급 호텔 식당에서 1인당 5만∼10만원짜리 식사를 하던 모습은 이젠 전설이다. # '나홀로' 셋방살이 오피스텔이나 원룸,허름한 연립,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자취생활하는 지방출신 의원들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한병도 의원은 여의도의 9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있고,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여의도의 15평짜리 전세아파트에서 처남과 함께 자취하고 있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