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로 개인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지적(地籍)박물관(충북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관장 이진호)이 '지적 서장(書狀) 도록(都錄) 전시회'를 개최한다. 1999년 10월 옛 양화초등학교 건물을 임차, 개인적으로 수집한 각종 지적 관련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설립한 이 관장이 개관 5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 17일까지 한달 동안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18일 '지적 서장 도록' 출판기념회에 이어 진기한 자료들이 공개된다. 특히 우리나라에 지적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조선 말엽 이후 지적 분야에서 종사하다 사망했거나 원로로 남아 있는 22명의 당시 학교 졸업장에서부터 부서 임명장및 직함 등이 연대기별, 주제별로 전시된다. 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서장으로 1879년 고종이 탁지부대신이었던 어윤중에게 내린 교지와 김중인이 용안공립국민학교에서 받은 가로 15.7㎝, 세로 17.7㎝ 크기의 가장 작은 문권인 상장(賞狀)도 선을 보인다. 이와 함께 1980년대 전산기기가 도입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토지.임야 등의면적을 측정하는 기구인 구적기(求積器)와 만주에서 1882년 서상윤이 번역 발행한한국 최초의 성서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 등 서적들도 전시된다. 이밖에 간동에 설립된 사립영명학교 측량속성과를 졸업한 도동희의 졸업증서(1908년), 격동과 개화의 한 세기 한국의 100년을 표현한 이규완옹의 '백년사'(1959년),소설가이며 향토사가인 오성찬이 저술, 발행한 '제주 도두리 마을지' 등 희귀한 자료들도 눈길을 끈다. 한편 18일 오후 3시 박물관 세미나실에서는 이진호 관장이 '지적 서장의 사료적가치'를 비롯, '과세지 견취고 소고'(송영준), '프랑스 박물관 현황'(최환) 등 다양한 주제의 지적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이 같은 전시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도로 이 관장의 정성과 열정, 혼을 엿볼수 있고 우리나라 지적 역사도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관장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1959년 임업직 공무원으로 출발, 4년 뒤 지적직으로 전직한 이후 지적 관련 업무에 종사해 오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민웅기 기자 wki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