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몰리기전에 스스로 물러난다.'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막을 내리면서 사령탑들의 '자진사퇴' 바람이 불고 있다. 차경복 전 성남 일화 감독의 자진사퇴를 신호탄으로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 이어 조광래 FC서울 감독까지 스스로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프로축구판에 사령탑 부재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조 감독은 구단측의 1년 계약연장 요청에 대해 심사숙고끝에 14일 밤 전격적으로 거절의사를 통보하면서 올시즌 3번째 '자진사퇴'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또 성남과 인천, 전남은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중인데다 울산 현대도 올시즌을 끝으로 김정남 감독과의 계약이 끝나는 등 현재 6-7개 프로팀이 새로운 감독을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빈 자리'는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감독직 물망에 오르고 있는 후보는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와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 소수에 불과해이들 감독에게 관심있는 구단들의 물밑 교섭작업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을 보인다. 포항은 최 감독의 자진사퇴 발언 이후 후임 감독으로 축구선진국의 대표급 감독출신이나 경험이 많은 외국인 감독 가운데 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선임작업에나섰다. 최근 이장수 감독을 사임시킨 전남도 후임인사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구체적인윤곽이 그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성남과 인천은 각각 김학범 수석코치와 장외룡 수석코치가 유력한 차기감독 후보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대행 꼬리표'를 언제 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당장 내년 시즌 구상에 나서야 하는 각 구단으로서는 신임감독 영입작업이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다. 반면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대전 최윤겸 감독은 이미 구단측으로부터 재신임에대한 통보를 받았고 울산 김정남 감독의 경우 구단내에서 아직까지 재계약에 대한언급이 없지만 사실상 계약연장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맘 편히 내년 시즌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