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새해 예산안 심의를 둘러싸고 팽팽한기싸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예산안 심의에 계속 불응하면 15일부터 민주당과 함께 심의를 강행하겠다고 압박을 가했고,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예산심의 파행의 책임을 우리당 탓으로 돌리면서 "여당이 날치기 심의를 하려고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오전 기획자문위원회에서 "내년 예산안 처리가 시급하다"면서 "더이상 늦으면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다른 야당과 공조해계수조정소위를 진행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세균(丁世均) 예결특위 위원장은 오전 예산안 조정소위를 소집, "예산안 심의에 최소한 일주일 이상의 시일이 필요하며 더이상 지체하면 예산심의가 졸속으로 될수밖에 없다"고 밝혀, 단독으로라도 심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보법 폐지안 날치기 미수 난동사건으로 국회를 파행시킨 열린우리당이 예산안까지 날치기심의를 하려고 한다"며 "의정질서를 깨뜨리는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나라 살림살이를 야당이 없는 상태에서 심의하고 처리한다는 것은 군사정권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우리당이 야당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고의로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야간 입장차가 크지만 예산심의 파행이 지속되는데 따른 비난여론이높다는 점에서 양측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리당으로서는 한나라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을 단독처리하는데 따른 부담이 크고, 한나라당으로서도 경기활성화 지원이 시급한 시점에서 예산안 심의 참여를 계속거부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우리당 예결위 간사인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예결위원장이 오늘중 간사협의를주재하고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나는 등 한나라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도로 설득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간사간 접촉에서 큰 물꼬를 터놓고 가야한다"며 "삭감액에 대해 우선 타협점을 찾으면 증액 등 논의가 가능하다"고 타협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