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송금 무역 등 외환 업무를 둘러싼 은행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환전이나 송금 등 외환 업무가 별다른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도 수수료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외환영업 부분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엔 겨울철 해외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환전 행사'도 벌이고 있다. ◆외환시장 1위 쟁탈전 외환 부문 보강에 가장 적극적인 은행은 외환은행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인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지난 10일 월례조회에서 "외환부문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해 '외환영업 전쟁'을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이미 지난 9월 '외환사업단'을 설치했다. 또 정부관련 기관 등을 대상으로 외환거래를 유치하기 위한 영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외환부문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에는 비이자수익의 확대라는 목적 외에 기업금융 1위 위상을 외환시장에서도 되찾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8년 말까지만 해도 외환부문(환전 및 송금과 무역의 합계) 시장점유율이 23.8%로 1위였다. 그러나 올 6월 말에는 15.1%로 낮아졌다. 반면 외환은행의 점유율은 지난 98년 말 15.7%에서 올 6월 말에는 25.4%로 상승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정부에서 론스타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련기관들이 관행적으로 외환거래를 외환은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관행만 깨트려도 우리은행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역시 자산규모 1위에 걸맞게 외환부문에서도 리딩뱅크가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가 1천달러 이상을 송금할 경우 최고 1천만원의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주는 등 50만여명의 외국인 근로자에게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대의 송금업무 전문회사인 웨스턴 유니온과 손잡고 10분 내에 송금액을 국내외에서 주고 받을 수 있는 송금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환전행사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오는 28일까지 '제1차 인터넷 환전 공동구매'를 실시한다. 이벤트기간 중 기본적으로 35%의 우대환율을 적용하고 전체 고객들의 환전 신청액 규모에 따라 추가로 15~35%를 더 우대해 준다. 예를 들어 환전 당일의 기준환율이 달러당 1천1백원,매입환율이 1천1백10원인 경우 인터넷으로 달러를 매입하면 1천1백6원50전에 살 수 있고 나중에 추가우대액도 자동환급받게 된다. 두 은행은 또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환전 송금 스노&화이트 페스티벌'도 벌인다. 외환은행도 환전·해외송금고객에게 환율우대와 무료 여행자보험가입 서비스,경품을 제공하는 '2005 환전·송금 우수고객 사은행사'를 내년 2월28일까지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과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2004 겨울 환전 대축제'를 내년 1월 말까지 시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해외 여행자용 선불식 현금카드인 'KB여행자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 2월 말까지 대대적인 환전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