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철우(李哲禹) 의원의 전력 시비를계기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강경론이 다시 확산되면서 당지도부의 고민도깊어지고 있다. 강경파 의원들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도부에 국보법의 연내처리 유보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당 원내부대표인 정청래(鄭淸來) 강기정(姜琪正) 의원 등 초선 의원 5명은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이틀전 제안한 `여야대타협'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언지하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이 의원에 대한 간첩조작 사건이란 백색테러를 자행했다"며 원인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국보법 폐지는 더 이상 흥정과 타협의 대상이 아니기에 반드시 연내에 처리돼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동참도 요구했다. 반면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화가 난 의원들은 정치적으로 원인무효가 됐다고 주장할 지 모르지만 집권여당마저 팍팍하게 대응할 수 없다"며 유보결정 철회에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내처리 유보 결정을 바꾼다 하는 것은 쉽게 일어날 일이 아니다"며 "하여튼 국회를 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상임중앙위와 기획자문위간 연석회의에서도 강.온 양론이 맞선끝에 "좀 더 기다려보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관계자는 "천 원내대표가 어제 `수삼일 지켜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서 천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를 선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이 대타협 제안을 안 받아들이면 국보법을 연내처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나라당의 반응을 지켜 본 다음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바있다. 당 관계자는 "국보법 폐지안의 법사위 상정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연내 처리가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면서 "다만 초선 의원들의 감정이 격앙돼 있어 지도부로서도 성의있는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9일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을 10일부터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에 일단 포함시켰다. 이는 임시국회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지도부에 대야(對野) 투쟁을 요구하는 강경파도 달래기 위한 이중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