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큼 버스가 난폭운전을 일삼는 나라는 없어요","도심이나 환승역 부근에 주차장 시설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외국인 자녀 교육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서울시가 3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외국인을 위한 열린 토론장'에서 1백40여명의 주한 외국인들은 실생활 속에서 체험한 불만들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시청 내 태평홀에서 2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서 주한 외국인들은 교통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지난 97년부터 한국에 살고 있다는 프란스 햄싱크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은 "한 번은 버스의 난폭운전 때문에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며 "버스 운전사들이 밥 먹듯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바뀐 교통체계 개편과 관련,영어로 된 교통정보가 부족해 외국인들이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개선 요구도 많았다.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대표는 "쓰레기를 집 앞에 내놓아도 수거하지 않고 며칠 동안 방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무슨 요일,몇시에 쓰레기를 수거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보다 상세히 알려주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에서 15년 동안 산 핀란드의 란타 헤이키씨(히아브하나 대표)는 "도심으로 차를 갖고 나오면 도무지 세울 데가 없다"며 "도심과 환승 지하철역 주변의 지하공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칼리파 수단 대사는 "영어가 좋든 싫든 국제 공용어로 습득해야 할 언어라고 인정해야 한다"며 "공과금 청구서 등에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햄싱크 회장은 "실제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녀 교육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교육환경의 국제화와 개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을 위한 긴급 의료체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르난데스 코스타리카 대사는 "서울에 10개의 외국인 의료센터가 있다고 하는데 갑작스러운 사고가 났을 경우 다른 병원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의료보험은 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일반 병원에서도 외국인이 보다 쉽게 치료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철수·이태명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