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4월2일 시내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키로 함에 따라 당권을 향한 각 계파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전국 232개 시.군.구별로 구성될 지역당원협의회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시작됐고, 오는 9일 정기국회가 폐회되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당원협의회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을 선출하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 선거 후보자 경선을 관리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당원 협의회를 누가 얼마나 장악하느냐가 전대의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현재 우리당내에서는 노사모, 국민의 힘 등 당 외곽 친노진영과 당권파 일부가 합세해 결성한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빠른 속도로 지역당원협의회를 장악해가고있는 가운데, 재야파가 탄탄한 조직력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어 이들 두 세력이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다. 당권파와 재야파의 수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장관이 내각에 참여하고 있어 힘의 공백상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노진영과 결합한 당권파는 현재까지 계파를 대표할 독자후보를 내기보다는 `될만한' 후보에게힘을 실어주는 대리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이 국참연측의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과 김희선(金希宣) 의원 등 여성후보들도 국참연의 힘을 업기 위해 각축중이다. 재야파에서는 장영달(張永達) 의원이 단일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장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개혁성 후퇴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개혁당 출신이 주도하는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는 기간당원제 전면 도입에 가장 앞장서왔으나, 막상 지역당원협의회 확보 경쟁에서는 국참연과 재야파에 밀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정연에서는 유시민.김원웅(金元雄) 의원, 김두관(金斗官) 전 행자부장관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진그룹에서는 정세균(丁世均) 의원과 배기선(裵基善) 의원이 지도부 경선 참여를 검토중인 가운데, 유재건(柳在乾)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안정적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는 독자 후보를 내지 않고 안정적 개혁 노선에 일치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은 최근 민주당 출신당료와 장.차관 출신 의원 32명이 참여하는 `월요회'를 결성하는 등 친노직계 인사들의 결속을 도모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영남과 충북의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金爀珪) 상임중앙위원도 유력한 변수다. 한편 전대 일정을 당초 예정됐던 내년 3월에서 4월초로 늦춘 것과 관련, 4월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기간당원 1만5천명을 수용할 시설이 별로 없어서 4월로 미룬 것일뿐 다른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