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일 이른바 `4대 개혁입법'과 관련,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우리당은 특히 4대 법안 가운데 한나라당이 아직까지 대안을 발표하지 않은 국가보안법 폐지안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법제사법위 상정이 미뤄진 국보법 폐지안을 3일 전체회의에 상정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보법 폐지안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49대 51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한 뒤 "일각에서 여당이 여론이 좋지않은 법안을 무리하게 끌고 간다고 지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국보법 폐지안은 찬성과 반대가 오차 범위 내로 나타났고, 나머지 3개 법안은 70% 내외의 높은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줄탁동기(口+卒啄同機: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어미새와 새끼새가 안팎에서 동시에 알 껍데기를 쪼아야 한다)' 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하면서 "여야가 힘을 합쳐 합리적 토론에 의해 생산적인 일을 하는 새로운 국회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한다"며 "토론자체를 거부하면서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일삼는한나라당의 태도는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은 국보법 제정 56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동안 정치와 경제,사회, 문화를 지배해 온 국보법을 폐지하고, 안보불안을 없애기 위한 보완을 동시에하는 것이 우리의 아픈 역사를 청산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의 우리당 간사인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폐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우리당의 대안만 공격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대안을 내놓지 않는 것은 소극적인 날치기"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4대 입법안에 대한 `속도조절론'과 관련, "당내에서 전술적 차원에서 민생관련 법안과 개혁법안의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동시에 진행해 나가자고 결론이 났다"고 못박았다. 우리당 원내지도부는 한편 이날 오전 열린 주요입법점검회의에서 4대 입법은 상임위 중심으로 적극 추진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언론관계법과 과거사기본법은 각각 문광위와 행자위 법안심사소위를 통해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사립학교법과 국보법 폐지안의 경우에는 의장직권으로 상정을 시도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