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난이도 조절실패로 인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협회가 주관하는 자격시험에서도 난이도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응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9일 증권업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치러진 제10회 증권 금융자산관리사(FP) 자격시험 합격률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회때의 29%는 물론 7회의 13%, 8회의 14%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 수치다. 증협은 이에 대해 "제2과목인 자산관리업무 분야에서 이제까지 잘 출제되지 않았던 부동산경매 분야에서 4문제가 출제됐다"며 "시험 범위를 폭넓게 공부하지 않고기존 출제분야만 염두에 두고 공부한 수험생이 새로 출제된 분야에 대해 미처 준비를 못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조한 합격률로 수험생들에게 혼선과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일정 수준 난이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증협의 이종서 자격시험관리팀 팀장은 "과목별 합격 기준을 충족한 응시자들이새로 출제된 부동산 관련 4문제를 모두 바르게 답했다고 가정하면 이번 시험 합격률은 16~17%정도"라며 "이전 시험의 합격률이 너무 높아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처럼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시자들은 "증협이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면서도 "확실한대책이 없이는 이같은 일이 언제라도 다시 생길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응시자들은 특히 증협측이 이번 일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당초 내년 3월로 예정됐던 11회 증권FP 시험을 1월로 앞당긴데 대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응시자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증권자격시험 관련 소모임에 올린 글에서"내년 3월 시험을 염두에 뒀던 사람들은 자다가 봉변을 당한 꼴"이라고 꼬집었고 다른 응시자도 "12월로 예정된 선물거래상담사 시험에 응시한 뒤 증권FP를 준비하려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증협측이 증권FP 시험을 1월로 앞당긴 대신 통상적으로 2월에 실시됐던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을 3월로 미뤘기 때문에 증권관련 자격시험 일정과 관련된 응시자들의불만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증협은 지난 9월 실시했던 제61회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에서도 일부 문제에서 복수 정답이 발견되면서 당초 합격자 2천622명 이외에 121명을 추가 합격 처리한 바있다. 한편 이 팀장은 "일부 응시자들이 10회 증권FP에서도 추가합격자가 생겼다거나증권업계의 인사를 고려해 내년 시험을 1월로 앞당겼다는 등의 근거없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같은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