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콤플렉스 때문에 나쁜 짓인줄 알면서도 했습니다." 돈을 주고 3년 연속 수능 대리시험을 부탁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25일 구속된 J(20.여)씨. 경찰 조사결과 J씨는 서울 모 대학 법학과를 가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J씨는 좋은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뜻도 이루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싶었지만 이 대학은 너무 멀게만 보였다. 첫번째 수능을 앞둔 2002년 10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서울 S여대 제적생 K(23)씨는 J씨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J씨는 2001학년도 수능에서 374점을 맞았다는 '언니'의 실력이라면 원하는 대학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서울지역 대학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J씨는 600만원을 줄테니까 2002학년도 수능에서 대리시험을 쳐 달라고 제의했고 생활고에 찌들려 있던 K씨는 거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결국 J씨는 `언니'의 실력으로 두 차례 대리시험을 통해 각각 310점 안팎의 점수를 얻었지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데는 실패했다. 2002년에는 대리시험을 통해 얻은 점수로 대학의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고 그다음해인 2003년에는 광주지역의 3년제 대학에 입학하는데 그쳤다. J씨는 그러나 이 대학 입학후 다시 꿈을 이루기위해 수업 한번 받지않은 채 곧바로 자퇴, 입학금을 돌려받았다. J씨는 가족들에게는 대학 자퇴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중국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올해 2학기 등록금을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3년에 걸쳐 1천800여만원을 '투자'하고도 자신의 학벌 콤플렉스를 해소하지 못한 J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자필로 "나쁜 짓인줄 알았지만 일이 이렇게 크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적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